북부동맹이 마자르-이-샤리프 탈환을 계기로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절반을 석권하자,일부 점령지가 무법천지로 변하는 등 과거의 악몽도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우즈벡족과 타지크족 등은 이슬람 율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는 한편 탈레반에 동정적인 파슈툰족들은외출을 삼가한 채 두려움에 떠는 등 민족에 따라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북부동맹을 의심케하는 탈레반포로의처형’이라는제목하에 “북부동맹군이 최근 점령한 지역에서 탈레반 포로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부동맹군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탈레반병사들의 주머니를 뒤진 후 머리에 수류탄을발사하는 등 끔찍하게 처형하고 있다”며 “카불 인근에서 발견한 파키스탄 민병대의 시신도 머리에 총격을 받은 채 숨져있었다”고전했다.
타임스는 “북부동맹은 처형으로 승전을 자축하고 있다”면서 “이와같은 행동은 승리자의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유엔 관계자들도 12일 마자르에서 약탈, 납치, 약식 처형 등이 자행되고있다고 폭로했다. 이슬라마바드에 주재하고 있는 린지 데이비스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은 “북부동맹군이 마자르시를점령한 후 WFP창고에서 89톤의 식량이 약탈당했다”며 이 곳이 무정부상태에빠져들고 있음을 확인했다.
유엔 인권위원회도 이곳에서 민간인 500여명이 사망했고 2,000여명이 포로로 잡혔다고영국의 더 타임스가 13일 전했다.
주민들은 또 점령을 주도한 라쉬드 도스탐 장군의 악명높은 과거 행적을 돌이키며경계심을 풀지않고 있다.
도스탐 장군은 1995년 2월 쿤두즈에서 체계적으로 약탈을 자행, ‘무자비한 도둑’이라는별명을 얻었고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에도 학살과 카불파괴를 주도한 인물로 올라있다.
게다가 그는 가스전 이윤을 가로채며중세시대 귀족처럼 행세하는가 하면 마약을 판매, 치부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반면 마자르의 소수민족들은 탈레반이 강요해온 턱수염을 깎기 위해 이발소앞에장사진을 이루고 음악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이슬람통신(AIP) 등은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고남자의 동행이 있어야만 외출할 수 있었던 여성들도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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