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상 후퇴인가, 붕괴의 전조인가. 현지 외신기자들의 목격에 따르면 카불에 주둔했던탈레반군은 12일밤부터 차량에 분승, 정연하게 철수했다.파키스탄 소식통들은 10일 마자르-이-샤리프가 함락하기 전부터 탈레반측이 북부의 거점들을내주고 카불 남쪽 40km 지점 마이단 샤흐르에 재집결한 뒤 남쪽 칸다하르 주변에 재포진하는 작전을 검토해왔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퇴각이 전선을 축소하고 병력의 손실을 막기 위해 의도된 방어전략이라는주장들이다. 특히 서부거점인 헤라트가 떨어진 뒤에는 자칫 퇴각로와 보급선을 차단당할 우려가 있어 방어선을 후퇴시켰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칸다하르지역이 험난한 산악지형에다 동굴들이 흩어져있고, 지지기반인 파슈툰족 거주지역이어서 탈레반에게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아프간에서의 전쟁은 전통적으로 한쪽이 급속하게 붕괴하는양상을 띄어왔다고 지적한다.
군벌과 지휘관들이 형세에 따라 대규모로 이합집산하기 때문에 전력의 균형이 무너지면 겉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탈레반은 최근 나흘사이 국토의 40%가량을 상실한 상태다.
앞으로의 전황 전개는 정예 55여단을 비롯한 탈레반 병력들이 고립돼 있는 북부의최후거점 쿤두즈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투항한 지휘관 압둘라 가르드의 말을 인용, 탈레반의 최고사령부가 북부지역의 병력을쿤두즈에 집결토록 했으며, 이곳에서 게릴라전을 통하 제2전선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부동맹 지휘관들은 “쿤두즈의적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며 조만간 북쪽의 탈레반 잔존병력에 대한 포위섬멸작전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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