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의 관리 종목들이 시장의 건정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 특히 두시장의 관리종목에 대한 잣대가 서로 달라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거래소 시장의 관리 종목이 30분마다 거래되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은관리 종목으로 지정돼도 사실상 정상 종목과 똑같이 매매된다.관리안 되는 관리종목
관리종목 지정 제도란 거래소 상장 법인 가운데 퇴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특별한 주의를 가질 것을 경고하는 장치. 즉 상장 폐지 예정 기업에 대해 ‘이 종목은 조심해야한다’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거래소에서는 반기보고서 미제출, 감사의견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 영업활동 정지,부도발생, 자본전액 잠식, 회사정리절차 개시, 공시의무 위반 등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되는 기업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관리종목으로지정되면 신용거래에서 제외되고 거래 방법도 30분 단일가 매매로 이뤄져 거래에 큰 제약을 받는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30분마다 매매가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매매 기피 종목이 된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에서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돼도 이러한 제약이 전혀 없다. 관리종목이란딱지만 있을 뿐 사실상 아무런 페널티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똑 같은 관리종목인데도 거래소는 30분마다 매매되는 제약을 주는 반면 코스닥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도 정상 종목과 똑같이 매매할 수있도록 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반드시 30분마다 거래를 체결해야만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거래소와코스닥 시장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관리종목 관리 방법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상장종목 5개중 1개는 관리종목
특히 거래소 시장은 전체 상장 법인수에 비하면 관리 종목이 턱없이 많고 만년관리종목들도 적지않아 퇴출 강화 목소리가 높다. 12일 현재 전체 거래소 상장종목 885개 가운데 관리종목은 무려 173개로 19.54%. 상장종목 5개중 1개는 문제가 있는 종목이란 얘기다.
이중 스마텔은 1980년7월23일 영업활동 정지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아직까지 관리종목이다. 흥아해운도 1984년9월29일 회사정리절차 개시와 자본전액 잠식으로 관리종목이 됐지만 여태 관리종목으로 남아있어 ‘상장폐지예고’라는 당초 관리종목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상장 법인 688사 가운데 자본잠식 태인 회사가무려 137개로 20.0%를 기록했고 이중 76사(11.0%)는 자본전액 잠식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상무는 “5곳 가운데 1곳 꼴로 문제가 있다면 건전한 시장이라고 말하긴 힘들다”며 “투자자보호 보다는 기업 보호를 우선, 상장하기 보다 상장 폐지되기가 더 어려운 현 제도의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하다”고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