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으로써 ‘대중화(大中華)경제권’이 급부상하고 있다.지금까지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동남아 국가들의 화교 자본은 중국 경제의 입에 물린 여의주(如意珠)였다. 언어ㆍ민족ㆍ역사ㆍ문화적 동질성을 지닌 이들 국가의 화교 자본은 중국 경제발전의 견인차였다.
중국 대만 홍콩 등과 해외 4,000만 명의 화교 세력의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 기준으로 10조 달러에 달해 미국을 능가한다.이같은 화교 자본은 중국과 대만의 WTO 가입으로 경제적 통합이 이뤄지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은 WTO 가입을 앞두고 발빠르게 5,000만 달러를 상한선으로하던 대 중국 투자제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컴퓨터, 노트북 등 고부가 가치품목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 진출길이 열렸다. 대만은GDP 규모가 홍콩의 두 배에 이르면서도 대 중국 투자는 홍콩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이 1978년 개혁ㆍ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후 홍콩이17만 건 총 1,122억 달러를 대륙에 투자한 데 반해 대만은 5만 건 250억 달러에 불과했다. WTO 가입을 계기로 현재 대만의 대외투자기업 중 73.6%가 투자대상을 중국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는 1999년의 69.1% 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투자열기의 확대를 반증한다.
대만의 대 중국투자 붐도 투자방향, 지역, 규모, 영역 등 방면에서이전과 차이가 난다. 1995년 전후 수출시장 개척차원에서 내수시장으로 전환됐고 투자 지역도 동남쪽의 연해지역에서 창지앙(長江) 삼각주 등 중서부지구로 확산됐다.
규모면에서도 중소기업에서 최근에는 완제품 생산의 대중형 기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 대만 증기회(證期會)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ㆍ4분기 256개사가 상장했는데, 이중 128개사가 중국시장에 진입, 전체의 43.7%나 됐다. 지난해 중국의 정보산업 하드웨어 설비생산액은약 255억 달러에 달하는데 대만 기업이 185억 달러로 72%를 차지했다.
홍콩은 중국의 WTO 가입으로 내수시장 참여기회가 확대되고, 중국 내생산비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콩의 생산기지는 대부분 중국의 광둥(廣東)성인데 중국 총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광둥성 수출액의70%가 홍콩이 투자한 기업의 생산 제품이다. 홍콩은 노동집약 산업의 대 중국 투자를 하이테크, 고품질 생산시설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화 경제권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토지는 각국 국내 투자를 감소시키고 실업을 증가시켜 국내 산업 공동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중국의 경제대국화를 경계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중화경제권의 확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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