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군인 북부동맹군은 마자르-이-샤리프를 함락시킨데 이어 북부 전체의 거점을 모두 손에 넣었다고 12일 주장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과 반 탈레반 세력이 사실상 아프간을 남북으로 분점하게 되는 등 전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북부동맹의 수도 카불 입성도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며,탈레부 사령부가 포진한 남부 칸다하르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북부 동맹의 압둘라 압둘라 외무부장관은 압둘 라시드 도스탐 장군이 카불 길목인 풀-이-후므리와 바미얀 등을 장악한데 이어 12일 카불 북쪽 10km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헤라트를 점령한 세력은 이스마일 칸 사령관이 이끄는 부대라고 밝혀 북부 동맹군이 동시 다발적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불에서 헤라트까지
북부동맹은 미국 및 파키스탄의 반대에도 불구,카불 북쪽 전서에 2만명의 병력과 탱크 100대를 동원해 공세를 강화하고있다. 아슈라프 나딤 북부 동맹 대변인은 "국제적 지지를 받는 탈레반 이후 정권이 구성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함락 작전은 우리의 의지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북부동맹 전사들은 카불을 접수할 준비가 돼 잇다"고 말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도 "미국은 북부 동맹의 카불 진격을 지상에서 저지할 만한 병력이 없다"고 말해,카불함락을 위한 북부 동맹의 독자 작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북부 동맹은 또 타크하르주 주도인 탈로칸을 탈환한 데 이어 이날 타크하르주 전역을 장악한 반명,탈레반은 쿤두즈를 포함한 북부의 모든 주에서 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헤라트 점령도 마자르 이-샤리프 장악에 이어 북부 동맹의 사기를 한층 드높이고 있다. 탈레반 4군단 등이 포진한 오아시스 도시 헤라트는 전천후 비행장이 있는 데다 칸다하르와 고속도로로 연결돼 물자 보급 루트로 활용되는 등 서부 최대 전략 요충으로 꼽혀왔다. 미 국방부 관리는 "헤라트 장악은 칸다하르 공략은 물론 탈레반의 퇴각로 차단이라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칸다하르 재집결
사실상 아프간 북부와 카불을 상실한 탈레반은 "전략적 후퇴"와 "헤라트와 쿤두즈는 아직 건재하다"는 말만 되뇌일뿐,뚜렷한 반격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이와 관련,폭격으로 주력 부대가 타격을 받은 탈레반이 더 이상의 전력 손실을 막고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카불 마저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대신 탈레반은 다수족인 파슈툰족의 지지기반이 튼튼한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병력을 재배치,게릴라전에 나설 전망이다.탈레반이 "우리는 야포와 탱크 등과 함께 철수하고 있으며 언제든 재집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마자르-이-샤리프 등에 대한 반격에 나설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탈레반 전략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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