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을 거듭한 미성년자 공범들 때문에 강도는 성공했지만 돈 한푼 건지지 못한 성인(成人) 강도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살인과 특수강도죄로 각각 징역 12년과 3년을 선고 받은 뒤 가석방된 김모(44), 백모(29)씨는 올해 6월 부유층을 납치해 금품을 뺏기로 공모한 뒤 이모(19)군 등 5명의 미성년자를 행동대원으로 끌어모았다.
김씨는 모 재벌기업 사주의 친척인 T무역회사 대표 이모(48) 회장을 표적으로 정한 뒤 이군 등에게는 “받을 돈이 있으니 데리고 오라”며 납치를 지시했고 이군 등은 모 골프장 앞에서이 회장 부부를 납치했다.
그러나 납치된 이 회장이 “김씨에게 갚을 돈이 없다”며 반항하는 바람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군등은 돈을 뺏은 뒤 자기들끼리 나눠 갖고 도망가기로 했다.
이군 등은 700만원을 빼앗았고 이 회장 회사까지 찾아가 5,000만원을 더 갈취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돈을 찾아온 최모(20)군 등 3명이 나머지 2명에게는 “회사에 가보니 1,000만원밖에 없더라”고 거짓말을 하는 ‘내부 배반’이 또 있었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용헌ㆍ金庸憲 부장판사)는 김씨와 백씨에 대해서는 “실제로 돈을 빼앗은 것은 없으나 범행을 계획해 강도사건이 벌어지게 했고 가석방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며 각각 징역 8년과 징역7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미성년자 피고인들도 가담 정도와 갈취 금액에 따라 각각 징역 7~2년을 선고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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