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을 공포로 몰고 있는 탄저균이아니라도 첨단 현대의학에서 세균 감염 질환은 여전히 중요한 사망 원인이다.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감염 질환은 세계 2위의 사망 원인. 개발도상국에선 무려 전체 사망원인의 45%를 차지해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감염질환 정복과 함께 21세기 의학계의 또 하나의 숙제는 이로 인한 항생제 내성 문제의 해결이다.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내성 균주도 세계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이제까지 WHO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혹은 유럽연합(유럽 항생제 내성 감시기구)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항생제 내성 감시를 위해 아시아 국가만의 네트워크를 조직한 의사이다.
국제 무대에 논문 한 편 발표하기 힘든 국내 의학계에서 국내 의학자 혼자 힘으로 아시아 지역최초의 국제 공동 연구 기구를 출범시킨 것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연수할 때 전세계 항생제 5분의 1을 소비하면서도 내성 문제 대책에서는 늘 소외돼 있는 아시아 지역만의 기구를 창설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귀국하자마자 아시아 여러 국가에 편지를 보냈지만 처음에는 답이 없었어요. 96년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항생제 자문위원회에 특별 연사로 초청받았을 때였어요.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 아시아 각국 대표들 앞에서 ANSORP(항성제 내성감시 아시아연합) 설립을 제창했지요.”
96년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대만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인도 스리랑카 등 11개 국이 참여해 창설한 ANSORP는 5년 만에 14개 국 45명의 학자가 참여하는 큰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첫 사업으로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했는데, 한국 80%를 비롯해 일본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4개 국의 내성률이 모두 70% 이상으로 밝혀졌어요. 유럽에서 내성률이 높다고 알려진 헝가리, 스페인의 내성률이 50%인데 비해 아시아 지역의 항생제 오남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지요.”
그는 각종 연구 활동을 토대로 99년 말 ‘아시아 태평양 감염연구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ANSORP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적립된 재단지원금은 100만 달러.
아시아 지역 최초의 균주은행도 삼성서울병원내에 설립했다. 그는 “균주은행은 각종 감염질환 및항생제 개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1983년 서울대의대졸업▲93~94년미국 메이요크리닉 연구교수▲현재 아시아 태평양 감염연구재단이사장 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과장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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