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서 정ㆍ관계 로비의 핵심인물로 지목됐으나 미국으로 도피한 동방금고 유조웅(柳照雄ㆍ57)사장이 9일 서울지검 특수2부와 본사에 사건경위 및 로비혐의에 대한 자필 진술서를 보내왔다.유씨는 직접 작성한 진술서에서 “1999년 12월께 이경자(李京子)씨의 부탁을 받고 금고를 살리기위해 친지 소개로 알게 된 금융감독원 장내찬(張來燦) 국장에게 선처를 부탁했고 (장 국장이 투자했던) 평창정보통신의 주식투자 이익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해 1월 이씨로부터 수표 5억원을 받아 신양팩토링 오기준(吳基俊) 사장을 통해 동대문 새마을금고에서 현금으로 바꾼 뒤 장국장에게 펀드투자 원리금 상환 명목으로 전달했다”며 “장 국장은 이 돈을 반포에 사는 선배 부인에게 맡겼는데 선배 부인이 무단으로 한국디지탈라인주식에 투자했다 날리고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김영재(金暎宰) 전 금감원 부원장보에 대한 로비자금 제공 여부에 대해서는 “오 사장은 김 전 부원장보에게로비자금을 쓴 적이 없으며 인천대신금고 및 유일반도체에 대한 금감원 조사도 김씨가 아닌 장 국장에게 내가 로비를 했다”고 밝혀 당시 검찰수사 결과와 차이를 보였다.
그는 또 “최근 오씨와 내가 김씨나 정치인에게 로비를 한 것처럼 또다시 부각되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며 정ㆍ관계 로비설을 전면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유씨의 진술은 수사내용과 차이가 있다”며 “상당한 재정적ㆍ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귀국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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