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조정은 언제 오는 거야?.”8일 종합주가지수가 570선마저 뚫고 올라섬에 따라 지수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지수가 조정다운 조정 한 차례 없이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해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주가의 향방이 주목된다.
■석달만에 지수 570 회복
8일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11.01포인트(1.96%) 상승한 573.04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의 순매수와 선물 시장 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지수가 하락 하룻만에 다시 급등한 것이다. 코스닥 지수도 0.95포인트(1.45%)나 올라 66.61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SK텔레콤이었다. 시가 총액 2위인 SK텔레콤은 이날 무려 1만4,000원(5.61%)이나 오르면서 26만3,500원에 마감됐다. SK텔레콤 주가가 26만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자사주 매입을 호재로 본 메릴린치, 모건, CSFB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대량 매수세와 3ㆍ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온 데에 고무받은 각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매수 의견을 내놨기 때문. 대우증권은 이날 SK텔레콤의 적정가를 31만원으로 제시하며 장기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메리츠증권도 27만2,000원을 목표 가격으로 제시, 눈길을 끌었다.
■조정 불가피 시각 확산
그러나 이날 지수가 급등하자 시장에선 조정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정론은 공교롭게도 SK텔레콤에서 출발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 한도가 49%인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48%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 더 이상 외국인이 살려고 해도 살 수 없는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7일 현재 58.62%를 기록, 역대 최고치인 58.69%에 육박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한도는 없지만 외국인이 더 이상 공격적인 매수를 지속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국인 순매수를 이끈 나스닥 지수(7일 현재 1,837.53)의 강세가 지수 1,900선 이상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조정 불가피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20일 평균선이 자리잡고 있고 매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조정론의 배경은 지수가 사실상 숨 한 번 쉬지 않고 1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체력이 소진된데다가 그동안의 주가 상승으로 이번 랠리의 가장 큰 호재였던 저가 메리트도 이미 상실됐다.
경제 지표 호전이나 경기 회복 신호가 나오고 있지 않은 것도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화증권 조덕현 차장은 “최근 20일선이 6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했지만 골든 크로스 이후엔 항상 조정이 있었다”며 “조정은 피할 수 없으며 일단 조정이 시작되면 최소한 주간 단위의 긴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정 폭 크지 않을 수도
그러나 조정은 예상보다 짧을 가능성이 크고 조정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풍부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기관들이 지수 조정시 저가 매수세로 지수를 받쳐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증시주변 대기 매수 자금이 적지 않은데다 조정시엔 가격 메리트가 다시 부각되기 때문에 조정이 와도 지수가 큰 폭으로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애널리스트는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지수가 500선을 넘을 때부터 나왔다”며 “모두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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