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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드러난 재벌 재산 빼돌리기

입력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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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의 조사 결과 풍문으로만 떠돌던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회장의 재산 은닉혐의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으로써 부실기업 총수들의 도덕적 해이와 비윤리성이 다시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특히 김 회장의 경우 이번 중간조사에서만 무려 1,400억원 대의 재산을 도피시킨 것으로 밝혀져 외환위기 이후 숱한 기업들의 부실화 과정에서 경영주의 부도덕성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예보는 드러난 은닉재산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전액 환수할 방침이어서 향후 부실 기업주들에 대한 단죄와 책임추궁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파렴치한 재산 빼돌리기

김 회장은 회사가 부실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동안 부인과 자녀 명의로 많은 회사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두 아들 명의로 골프장 지분 81.4%(추정시가 172억원)와 시가 30억원 대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해외로 거액의 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포착됐다.

김 회장은 ㈜대우를 통해 경기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개인 돈10억원으로 골프장의 지분 81.4%를 두 아들 명의로 액면가에 인수했다.

골프장 공사비 839억원 가운데 276억원은 회원권(92좌)으로 대물변제했고,법인회원권 350좌 전부를 대우계열사, 협력업체 등에 평균매매가(1억8,000만원)보다 고가(3억원)에 분양(총 분양금액 1,050억원)해 사실상 공사비 하나 안들이고 ‘공짜’로 골프장 하나를 거머쥐었다.

김 회장은 또 96년 12월 두 아들 명의로 서초구 방배동 토지(시가30억원)를 15억5,000만원에 취득했으며, 자신의 계좌에 예치돼 있던 이수화학 주식 22만5,000주(22억원)를 딸 명의 계좌로 이체해 보유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직적인 99년 7월에는 이사회 결의 없이 대우학원에 190억원을 기부하고, 3남이 유학했던 미국하버드 대학에도 97년 6월과 98년 6월 2회에 걸쳐 회사자금 250만 달러를 불법기부하기도 했다.

99년 6월에는 영국 런던의 비밀 자금관리조직인 BFC의 자금4,430만달러를 페이퍼 컴퍼니(대우 자회사)를 통해 세탁한 후 장부외자금을 조성했다. 이 자금으로 페이퍼 컴퍼니인 홍콩 KMC와 미국 라베스명의로 외자유치를 가장해 대우정보시스템 등 우량계열사를 인수했다.

홍콩KMC를 통해 주식 258만주(71.59%)를 주당 1만885원씩 281억원(2,430만달러)의 헐값에 인수하고 8개월 후 95만주를 주당 3만5,407원에 처분한 후, 처분 자금 중 291억원을 홍콩으로 반출했다.

이와 함께 미국라베스를 통해 대우통신 전자교환기(TDX)사업을 9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후 230억원(2,000만 달러)을 납입했으나 주총 부결로무산됨에 따라 현금 94억원을 홍콩으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 회사돈으로 부동산ㆍ주식투자도

고합의 장치혁(張致赫) 회장 역시 계열사인 고려종합화학 명의로 금융기관에서 장부외 차입한 자금을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 회장은 비계열사 주식매각대금(7억원) 및 장부외차입금(6억4,800만원)으로 부인과 딸 명의로 서울 성북동의 임야 1,700평(현시가85억원 상당)을 취득했으며 회사명의 장부외차입금 4억5,000만원을 딸 계좌로 입금시켜 채권을 매입했다.

회사 명의로 돼 있는 장부외차입금으로 한국PC통신 주식을 취득, 처분한 대금 5억원을 부인 앞으로 입금하기도 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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