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군이 갈수록 ‘두더지전술’을능숙하게 구사하고 있다.워싱턴 포스트는 6일 개전 초기 미국의폭격으로 타격을 입은 탈레반이 군부대를 민간 거주지에 배치한 데 이어 탄약과 장비를 이슬람사원(모스크)과 병원, 학교 등으로 분산시키고 있다고보도했다.
데이지 커터, 집속 폭탄(Cluster Bomb) 등 대량 살상공격에도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산전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탈레반은 B-52 등 미 폭격기들이아프간 주요 거점도시에 융단폭격을 시작하자 병력과 군장비뿐 아니라 행정기관 마저 민가나 모스크, 유적지 등으로 대피시켜 ‘소나기’를 피해가고 있다.
탈레반의 종교부 직원들은 아예 사무실을 남부 칸다하르의 모스크안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남쪽 코스트 시에선 군부대가NGO 사무실 건물을 점거해 입주했다. 다른 탈레반 지휘관들은 사령부를 민가와 병원에 인접해 있는 국제적십자사 건물내에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들에게 식량과 의류를 전달하는 구호트럭은 탄약과 군장비를 운송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고, 밀가루 포대로 탱크와 박격포의 포탄을 위장하고 있다는것이다.
미 국방부의 고위관리는 “탈레반이날로 간교해지고 있다”면서 아프간의 모든 마을은 탄약과 무기를 비축한 동굴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방패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점 민간인피해와 유적지 훼손 등을 감수하면서 공습을 감행하거나, 폭격을 단념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정화기자
jeong2@hk.co.kr
■연료폭탄 '데이지 커터'
걸프전 이후 처음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탈레반 진지에 투하한 연료 폭탄 ‘데이지 커터’(BLU-82)는 무게가 1만5,000 파운드(6.7톤)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공할 위력을 지닌 재래식 폭탄이다.
6,000m 상공에서 낙하산을 이용, 투하된뒤 밑부분의 탐침이 삐져 나오면서 지상 3m 지점에서 공기와 결합, 폭발해 반경 250m지역을 무산소 상태로 만들며 초토화시킨다.
지름1.37m, 길이 3.60㎙인 데이지 커터는 폭탄 자체가 워낙 크고 무거워 별도의 화물받침대를 이용, C-130 수송기에 실은 뒤 밀어 떨어뜨린다.
‘코만도 볼트’(CommandoVault) 로도 불리며 질산 암모늄 등이 공기와 결합해 형성하는 폭발성 화합물인 ‘슬러리’ 무게만 1만2,600 파운드로,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이 폭탄은 티모시 맥베이가 1995년 4월 오클라호마 시티 연방 청사를 폭파할 때 사용한 양보다 6배나 많은 질산 암모늄을쓰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인 1970년 정글 지역에서 폭탄흔 없이 지름 86㎙규모의 헬기장을 만들기 위해 처음 작전에 투입됐으며, 1991년걸프전 때는 이라크의 지뢰밭을 제거하는 데 사용됐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