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진 7일 서울지역의 아침 수은주가 0도까지 떨어지는 등 ‘수능추위’가 찾아와 수험생들을 더욱 오그라들게 했다.올해는 모녀 지원자, 전 시장 부인, 스포츠스타등 유난히 이색지원자가 많았다.
또 합격기원 음식이 엿에서 초코파이나 사탕으로 변하고 수험장에 흡연실이 등장하는 등 세태의 변화를 읽게 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검정고시 출신의 김점순(45)씨는 딸 임은향(18ㆍ통영여고3)양과 함께 경남 통영시 충무고에서 응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이날 남편 임학주(52)씨와 교회 신도들의 환호 속에 딸과 나란히 시험장으로 들어서면서 “이처럼 떨린 적이 없었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격선수 강초현(19ㆍ갤러리아)양은 대전에서, ‘골넣는 골키퍼’ 김병지(30ㆍ포항 스틸러스)와 박기환(朴基煥) 전 경북 포항시장 부인 이점숙(李点淑ㆍ46ㆍ포항시북구 용흥동)씨는 포항에서 시험을 봤다.
○…충남 서산중에서는 고사장에 별도의 흡연장소를 마련, 달라진 세태를 엿보게 했다. 학교측은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워다른 수험생들에게 방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육책으로 수험생 휴게실에 재떨이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능 고사장 입구에는 재학생들이 열띤 응원으로 수험생들의 추위를 녹여 주었다. 특히 재학생들이 내놓은 합격기원 음식 가운데 떡과 엿은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주로 초코파이나 사탕이 제공돼 신세대의 바뀐 입맛을 드러냈다.
7개교 수험생이 응시한 서울 경복고에서는 200여명의 재학생이 열띤 응원을 펼쳤다.
장충고 재학생 20여명은 선배들이 도착할 때마다 교문 앞 바닥에 꿇어앉아 “하늘의 힘으로 그대에게 400점을 부여하노라”라고 기원했다.
대신고 재학생들은 교문 옆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1시30분부터 나와 진을 치고 기다리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서울 여의도중등 전국의 특별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여의도중에서는 쌍둥이 뇌성마비 자매인 진은영ㆍ은정(18ㆍ영지고3)양이 부모에게 업힌채 고사장으로 들어가자 주변에서 뜨거운 박수로 격려했다.
○…올해도 예외없이 수험표를 잃어버리거나 늦잠을 자 119 구조대나 경찰 차량의 신세를 진 수험생들이 많았다.
서울 구정고 앞에서는 한 학부모가 “아들이 수험표를 놔두고 왔다”며 황급히 순찰차를 타고 집으로 가 가까스로 수험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정훈기자jhlee@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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