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석 분포가 여소 야대로 바뀌면서 교사의 정년을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정년을 단축하여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으니 다시 환원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들의 사기는 정년을 3년 줄이고 늘이는 것에 결코 좌우되지 않는다.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의 일환으로 '교장선출보직제'를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청소년들의 장래 직업으로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1위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년이 10년 이상 남은 교사들까지도 명예퇴직을 통해 교단을 떠나고 있다.
도대체 교사들은 경력이 쌓일 수록 왜 교직에 대해 희망을 갖지 못하는가. 그 원인은 잘못된 인사 구조에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평교사로 퇴직한 교사에 대해 존경하기보다는 '교장도 못해본 능력 없는 사람'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갓 들어온 신참 교사들조차 교직 수행의 초점을 교육 자체가 아니라 '교장이 되는 것'에 맞추게 된다.
이를 개선하려면 학교장 임명제도를 고쳐야 한다. 다시 말해 교육 주체가 학교를 운영할 교장을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이 경우 교장은 직무를 수행한 후 다시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게 된다. 또 학교 구성원의 지지를 받아 교장으로 선출되면 책임과 소신을 갖고 학교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도 학생들을 위한 교육에 전념할 수 있어 긍지와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
우리와 같은 교장 자격증 제도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전국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한길리서치· 2001.3.20)에서도 교사의 78%, 학부모의 80.4%가 압도적으로 교장선출보직제도의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총장직에서 물러나 평교수생활을 하다 퇴직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평생을 평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했다고 해서 그의 교직 생활이 평가 절하되지 않는다. 교수는 그가 이룩한 학문적 업적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벗어날 수 없다. 앞서 지적한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교사의 정년이 70세로 늘어난다 한들 의미가 없다.
나뭇잎이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의 본질은 지구의 중력이다. 교육계가 본질을 보지 못한 채 현상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성규 (광영고등학교 교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