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주민 2명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막걸리를 마시고 구토증세를 보이다 그 자리서 숨져 경찰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독극물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수사에 나섰다.5일 오후 9시께 경북의성군 신평면 청운2리 이모(67ㆍ농업)씨 집에서 이씨의 처남 장모(47ㆍ중장비업ㆍ경북 예천군 용궁면)씨와 동네 주민 하모(67ㆍ여ㆍ농업)씨가Y탁주회사 J생막걸리 한 통을 맥주컵에 1잔씩 나눠 마신 후 구토를 하며 괴로워하다 숨졌다.
하루전인 4일 저녁에는이씨가 같은 막걸리 한 모금을 마신 후 쓰러져 안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의 부인 장모(56)씨는“동생과 이웃주민이 밤참으로 마련한 막걸리를 마신 후 ‘술이 쓰다’며 그 자리서 쓰러졌다”며“남편이 막걸리가 이상해 입원한 줄 모르고 남편이 먹던 술을 그대로 줬다”고 말했다.
이 막걸리는 처남 장씨가 지난 2일 수해복구작업을 도우러 이씨 집에 올 때 사온 1상자(750㎖짜리 20통) 가운데 들어있었다.
경찰은 숨진 이씨 등이 원한을 살 소지가 없고 막걸리를 마신 후 곧바로 쓰러졌을 뿐더러 나머지 막걸리는 정상상태인 점을 들어 막걸리 제조회사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탁주회사를 상대로 막걸리 제조 및 유통과정을 조사하는 한편 현장에서 수거한 막걸리의 성분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고 숨진 농민들의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
전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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