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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1개월 / 美도 탈레반도 '우위' 확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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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1개월 / 美도 탈레반도 '우위' 확보 못해

입력
200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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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로 아프간에 대한 공습이 1개월을 맞으면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기로에접어들었다. 미군과 탈레반이 모두 군사전략의 전환을 검토하면서 새 국면에 대비하는 모습이다.미 합참의 존 스터플빔 작전차장은 5일 전황 브리핑에서 “탈레반측은공습으로 희생된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우리는 상당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믿고 있다”며 “오사마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기동성에 극심한 제약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훈련캠프가 파괴됐다”고 전과를 과시했다.

하지만실제로는 지금까지 1개월간 수행된 전쟁방식은 한계를 드러내 국면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0일 칸다하르에 투입된 부대가피해를 입는 등 특수부대의 산발 공격은 사실상 실패해 재시도가 불가능한다고 전했다.

또 항모와 디에고 가르시아 등에서 출격하는 전폭ㆍ폭격기의 공습은장거리 비행 때문에 사전에 시기와 목표가 노출돼 탈레반 부대가 미리 은신,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당국은 이날 “테러 전쟁에는 휴식이 없다”는제목의 ‘미국의 소리(VOA)’방송 논설을 통해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기간에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논설은 미국이 라마단 기간에도 모든 군사 기관들이 수행해야할 작전명령도 이미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탈레반 정권도 “미국의 공격은 정말 우스운장난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과거 구 러시아군대와도 그랬듯이 앞으로 20년이상를 싸울 수 있다”고말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미국은 이제 국내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는 여론과 동맹국의 지지, 아프간내부의 복잡한 정쟁을 아우르는 새 전략을 꾀해야하는 절박한 시점에 도달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미국이 몰랐던 냉혹한 현실3

▽못믿을 첨단무기

미국이 각종 첨단정밀무기를 동원해 아프간을 공습하고 있지만 탈레반 전력은 건재하고,민간인 오폭 논란만 늘고 있다.

지구위치추적시스템(GPS)유도폭탄인 합동직접공격탄(JDAM)이나 레이저유도탄등이 번번이 목표를 빗나가 국제적십자사(ICRC)를때리기도 했다.

어이없게 군 요원들이 전자정보를 잘못 입력하는가 하면 폭탄에 부착된 기계가 오작동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철석같이 믿었던 GPS유도장치도강풍이나 비, 구름, 짙은 안개 등에 영향을 받는 사실이 밝혀져 군당국을 당혹하게 했다.

4일에는 악천후 저공침투용으로 개발된 MH-53 ‘페이브로우’ 헬기가 강풍과 진눈깨비를 만나 추락했다.

도리어 재래식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요즘 위력을 발하는 AC-130은40여년전인 1959년 개발된 수송기에 105mm 유탄포 등 고전적인 무기를 탑재한 것이다.

베트남전후 처음으로 B-52의 융단폭격도 재개됐다.미국은 또 민간인 피해 비난을 감수하고 집속폭탄(Cluster Bomb) 투하 등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깨끗한전쟁’이라고 불렸던 걸프전과 비교해 이번 전쟁을 ‘더러운 전쟁’이라고 부르는 또다른 이유다.

최진환 기자

▽기대이하 북부동맹

반 탈레반 전력이 약한 것도 미국의발목을 잡고 있다.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은 공습 등 미국의 지원에도불구, 어느 전선에서도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탈레반은 미국의 융단 폭격을 견뎌내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즈벡족 등 소수 민족연합체인 북부동맹은 병사들의 사기와 지휘관의 능력이 형편 없는 오합지졸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 수도 카불 전선은 병력이 5,000명으로탈레반(8,000~1만명)의 절반에 불과, ‘자력 전투’는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무기와 식량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북부 마자르-이-샤리프전선에서도 북부 동맹은 4일 아크-쿠프루크 지역을 점령한 지 12시간도 안돼 다시 탈레반에 빼앗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북부동맹도 없는 남부 칸다하르는 상황이더욱 열악하다. 미국은 이곳에서 파??툰족 출신 탈레반 지휘관을 상대로 포섭공작을 벌이고 있지만 ‘정보부재’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달20일에는 미군 100명이 투입됐다 박격포 등을 동원한 탈레반의 매복 공격에 12명이 부상당하는 등 혼쭐이 났으며, 반군 사령관 압둘 하크 장군도반 탈레반 세력을 규합하려다 지난 달 26일 처형됐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흔들리는 국제연대

전쟁초기 광범위했던 국제연대가 약화될 기로에 놓여 있다. 가시적 전쟁성과가 미흡한가운데 민간인 희생과 아사 등 동절기 참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면서 전쟁방식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 공습일변도의 작전이 중단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번 전쟁을 승리하기 위해 미국은 이슬람국들로부터 지지를 계속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라크를 제외하면 이슬람국들은 이슬람회의기구(OIC)를통해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면서도 대 테러전에는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의 기지 제공과 터키의 병력 지원등 이슬람 국가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이 달 중순 시작되는 라마단(금식월)기간 중 미군의 공격은 이슬람 진영에민감한 파문을 던질 수 있다.

이슬람 국가들은 미국의 라마단 공격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에 밀려 미국 지지에서 발을 빼거나 공격을 비난하는 쪽으로선회할 수도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5일 인도를 방문해 “수개월 안에 전쟁을종료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이다.

개전 1개월 만에 미국은 이슬람 국가들을‘아군’으로 묶어두는 일이 결코 쉽지 않으며 특히 홍보전에서는 ‘적’에게뒤진다는 점도 느끼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부시-라덴 舌戰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 이번 테러는 전쟁 행위며, 우리는 새로운 적과 대치하고 있다. (9월 12일3차 대 국민 성명)

▦ 이 전쟁에서 중립은 없다. 우리 편에 설 지 테러리스트 편에 설 지 선택하라.(10월7일 아프간 공습 직후)

▦ 미 역사상 국내외에 걸쳐 2개의 전선을 가진 적은 없다. 우리는 악에 대한장기전의 출발점에 서 있다.(10월 26일 탄저균 공세를 전쟁으로 규정하며)

▽오사마 빈 라덴

▦ 미국의 고통은 우리가 당한 것과 비교할 수 없다. 미국은 신에 의해 타격을받았다. (10월 7일 아프간 공습 직후)

▦ 모든 무슬림은 불의를 쳐부술 때까지 휴식을 취해선 안된다.(11월 1일 파키스탄국민에게 보낸 친서)

▦ 이 전쟁은 종교전쟁이다. 팔레스타인 등에서 이슬람인이 살육당할 때 유엔은 손가락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11월 3일 비디오 녹화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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