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코헨 신임 제일은행장이 취임 1주일여만에 인력과 점포를10% 가량 감축키로 하는 등 본격적으로 조직에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이는 코헨 행장 체제의 강경 드라이브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노조측과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제일은행은 6일 영업망을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지점으로 완전 분리하고 각 지점의 후선업무를 본점 고객서비스센터에 통합하는 등 영업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잉여 인력 해소를 위해 조기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업점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지점장급 등 관리직을 중심으로 잉여 인력이 대거 발생하게 됐다”며 “이에 따라 인력과 점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제일은행 총 직원은 정규직 3,600여명, 계약직 1,000여명 등 4,600여명으로 은행측은 정규직 100여명, 계약직400여명 등 총 500명 가량의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규직의 경우 관리직급인 1,2급 직원들이 조기퇴직 대상이어서 향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점포의 경우 현재 350여개 점포 중 채산성이 떨어지는 30여개 점포를 폐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제일은행 노사간 갈등이 다시 표면화할 조짐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직급을 감원 대상으로 지정해 조기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조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감원은 명백히 단체협약에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혀 강경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제일은행이 이번 구조조정을 시발점으로 노사 문제 뿐 아니라 여신 정책 등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윌프레드 호리에 전 행장이 노조 문제, 여신 정책 등에서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의 눈에 거슬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임 행장 체제의 제일은행이 수익성 논리만 부각시킬 경우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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