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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123)교습서, 만병통치약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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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세상] (123)교습서, 만병통치약 아니다

입력
200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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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골퍼들이 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볼을 날리기 위해, 그래서 보다 나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 교습서를 읽으며 스윙을 갈고 닦는다. 젊어서는 물론 몸이 굳은 나이에도 보다나은 스코어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보다 효과적인 스윙을 터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서점의 서가에 꽂힌 수많은 골프 교습서를 뒤적이며나의 고질병이 무엇인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이런 수요에 맞춰 화려한 현역시절을보낸 프로골퍼나 레슨프로로서의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들은 많은 교습서를 썼고 지금도 써내고 있다. 골프가 존재하는 한 새로운 교습서는 계속나올 것이다. 이들은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전문가이고 스코어를 쫓는 사람들은 교습서를 읽는데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신통치 않은 스윙에도 불구하고 싱글을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우선 아름다운 스윙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못하고 나름대로 자기화한 스윙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대신 자기만의 스윙에 정통하기 위해 보통 골퍼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연습을 한 사람들이다. 이들은아름다운 스윙을 가진 골퍼를 만나면 결코 흉내내려 하지 않는다. 다만 칭찬할 뿐이다.

아일랜드의 골퍼들은 교습서를 멀리한다고 한다. 19세기 중엽 헨리 B. 패니 라는 한 에든버러의 인쇄소 주인이 쓴 ‘골퍼 교본(The Golfer's Manual)’에서 아일랜드골퍼들이 교습서를 기피하는 까닭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샷이란 클럽을 올렸다 내리는 것일 뿐, 너무 세세히 신경을 쓰면 전체의 리듬이 파괴되어진보가 저해된다”라는 것이 저자의 샷에 대한 정의다. 군더더기와 기교가 완전히 제거된 샷의 원형을 보는 듯하다. 크리스티 오코너 라는 골퍼는“골프는 볼의 중심을 맞히는 게임이다. 모습과 모양은 묻지 말라”고까지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로버트 첸버스 라는골퍼가 ‘두서없는 골프이야기(A Few Rambling Remarks on Golf)“라는 책을 냈는데 그는 서문에서 “교습서는 바이블과 다르며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해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성격, 체형, 연령, 운동신경, 사고력 등이 서로 다른 사람에게 동일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은 횡포이기때문이다. 가르치는 사람이야말로 겸허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조심스럽게 썼다.

1907년 브리티시 오픈에 처녀출전해 깜짝 우승한 바스크 출신 알루누 메시의 “골프의 스윙은 자유다. 골프는 과학적인 용구를 가지고 비과학적으로 하는 게임이다. 개성을 소중히여겨야 한다”라는 일갈은 귀담아 들어볼 가치가 있다. 오랜 기간 스윙의 모양에 매달려온 골퍼들도 이제 자기화한 스윙을 찾아 정착하는 것이 현명한길이 아닐까.

방민준 광고본부 부본부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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