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특목고 열풍이 불고 있다.6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시내 외국어고 경쟁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져 1994년 이후 8년 만에 5대 1 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권 대학들의 고교등급제 도입 움직임과 학생부 성적 비중의 상대적 감소 등 특수목적고 진학이 대입에 유리해진데 따른 것으로 다음달 원서를 접수하는 과학고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 치솟은 경쟁률
6일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에 따르면 이달 초 이미 마감한 특별전형을 포함한 전체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뛰어 오른 학교가 많았다.
지난해 경쟁률 5.15대1이었던 명덕외고는 6일 오후 1시 현재 420명 정원에 2,606명이 지원, 6.2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4.32대 1이었던 한영외고는126명을 뽑는 특별 전형에서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체 경쟁률도 이날 오후 1시 현재 7대 1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외고 역시 246명을 뽑는 일반전형 경쟁률이 6.5대 1로 지난해(4.72대 1) 보다 높았고, 320명 모집에 1,450명이 지원한(4.53대 1) 대원외고도 오후 5시 마감까지는 지난해(5.17대 1) 경쟁률을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외고의 경우 내신성적 불이익등으로 자퇴소동이 벌어지면서 98학년도와 99학년도입시에서 각각 1.79대 1, 1.74대 1까지 경쟁률이 떨어지면서 존립까지 위협 받기도 했다.
■ 원인 및 전망
올해부터 실시된 수시모집에서고려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들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화외고한 교사는 “특목고 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대입에 유리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면서 “주요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특목고 지원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K중학교에서는 한 반에 10명 꼴로 외고에 응시,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나 지원생이늘었고, 서울 마포구 M학원의 경우 2학기 들어 외국어고 준비반을 3개에서 5개로, 과학고 준비반을 2개에서 4개로 각각 확대했다.
전교조 이경희(李京喜) 대변인은 “서울대가 최근 고교등급제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천명함에 따라특목고 열풍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면서 “고교등급제 등 소위 우수학생이라는 특목고생들에게 점점 유리해지는 대학 입시정책이 고교 교육 정상화를가로막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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