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서 최대의 화제를 모았던 '비운의 요정' 안드레아 라두칸(17·루마니아)이 세계체조선수권 3관왕에 올랐다.라두칸은 5일 벨기에 겐트에서 끝난 세계체조선수권 마지막날 여자 종목별 결승 마루와 평균대에서 각각 9.550점과 9.662점으로 1위에 올라 1일 여자단체우승을 포함, 대회 3관왕을 이뤘다.
전날 3관왕을 차지했던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2·러시아)는 마루서 9.375점으로 3위에 그쳐 40여년만에 세계선수권 4관왕 등극에는 실패했다.
라두칸이 호르키나와 함께 3관왕에 오르자 '체조여왕' 자리를 놓고 두 선수가 벌인 숙명의 대결도 결국 무승부로 끝났다. 이 대회 여자부분 6개의 전 금메달을 반 씩 나눠가진 라두칸과 호르키나는 당분간 세계 여자체조계의 '두 태양'으로 군림하게 됐다.
라두칸은 지난해 감기약 오용으로 시드니 올림픽 개인종합 금메달을 박탈당해 전세계인들로부터 동정을 샀던 비운의 주인공으로 대회 내내 화제를 뿌렸다. 라두칸은 경기가 끝난 뒤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의 모든 걱정이 오늘 사라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라두칸이 3관왕에 오르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체조선수라서 행복하다(I feel good I am a gymnast)'는 문구가 담긴 라두칸의 대형포스터가 불티나게 팔렸다.
한편 남자 종목별 결승에서는 루마니아의 마리안 드라굴레스쿠가 도마 우승을 차지했고 평행봉과 철봉서는 신 타우선드(미국)와 블라시오스 마라스(그리스)가 각각 1위에 올랐다.
이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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