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빌려갈 중소기업 어디 없나요?”제도권 금융으로부터 푸대접을받아 온 중소기업들이 은행가의 황금고객으로 바뀌고 있다. 시중은행마다 중소기업 여신 전담반이 속속 신설되는가 하면, 우량 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한서비스 경쟁이 전에 없이 뜨겁다.
합병 국민은행이 출범과 동시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여신을 대폭 확대하겠다”고천명한 터라 시장선점을 위한 은행간 영토전쟁은 갈수록 가열될 전망이다.
한빛은행은 올 3월 중소기업사업본부를신설한 뒤 연말까지 중소기업 여신규모를 3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중소기업 타깃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에 원자재를 납품한뒤 대금 결제 전까지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납품증명서만으로 최고 5억원까지 7%대의 금리로 신용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벤처기업에 최고 15억원까지 7.75%의 금리로 지원을 해주는 ‘출자전환 옵션부대출’ 상품도 개발, 판매중이다.
국민은행은 그 동안 초우량 대기업에만판매하던 국고채 금리 연동 대출상품 ‘T플러스’를 7월부터 중소기업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규모가 미미한 영세기업들로부터 2억~3억원 대의 소액자금 대출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7~9월 3달 동안 여신고가 3조원에 이르렀다.
본부에 중소기업지원부를 별도로둔 신한은행은 거래실적이 좋은 중소기업을 ‘신한프리미어클럽’ 회원으로 선정, ▦금리우대▦수수료면제 ▦금융상품 안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신용도가 낮은 5~6등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기준을 완화해 총여신 10억원, 신용대출 3억원 이내인 중소기업은 대출을 연장할 때 본점 승인없이도 가능하도록 했다. 하나은행도 ‘윈-윈 클럽’ 이라는 중소기업 전용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 우량 고객 유치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수집력이 떨어지는 영세 기업들을위해 회계, 세무, 무역 등 각종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은행도 늘고 있다. 제일은행은 기업금융컨설팅딤을 신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정책기관 및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자금지원 프로그램 신용보증기관 이용법, 은행대출 상품 등을 자문해주고 있다.
조흥은행은 10월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chb.co.kr)에‘사이버 중소기업 경영애로 상담코너’를 설치, 전문가가 24시간 이내에 해결방안을 알려주는 상담서비스를 진행중이다.
한빛은행은 전문상담요원이무료전용라인(080-665-5000)을 통해 대출에 관한 상담을 해주는 소기업 전용 ‘비지니스텔레뱅킹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별도의 컨설팅부서를 설치해 경영자문을 통한 우수고객 유치에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대기업의 경우 부실 위험이 크고 마진도 적어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은행이 늘고 있다”며 “은행간생존경쟁은 중소기업 시장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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