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것은 문학하는 사람의 생명과도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문학의 본질이 죽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프다.”이문열(53)씨가 3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자신의 문학사숙 ‘부악문원’ 앞에서 열린 ‘책반환 행사’에 대해 5일 말문을 열었다.
그는 “책반환 행사를 벌인 ‘이문열 돕기 운동본부’는 다수의 목소리라기보다는 소수의 극단적인 의견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적은 수라 할지라도 ‘책의 장례식’을 벌였다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문열 돕기 운동본부’가 책 반환 운동을 계기로 작가의 위선과 교만을 깨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나의 문학과 작품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해를 끼치는지 쉽게 판결을 내릴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책을 상여줄에 묶고 조시(弔詩)를 낭송하는 행사는 결국 문학에 대한 사형선고”라면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터넷 게시판에서 일어났던 책 반환 논쟁은 개인과 개인이 벌인 것이었다면서 “당시 상대 네티즌과 화해하면서 책 반환 문제는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문열 돕기 운동본부’가 책을 고물상에 팔겠다며 도로 가져간 데 대해 “상품으로 취급하는것으로 여겨져 다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 이후 소설을 쓰고 ‘평역 삼국지’를 손보는 등 작품 활동에 매진해 왔다”면서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깊이 통찰하고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책반환 시위가 벌어진 3일 집을 비우고 대구에 머물렀던 이씨는 5일 경기 이천 집으로 돌아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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