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된 지 30여년이 지났다. 당시 건설비용은 1km당 평균 1억원으로 400억원 이상이 들어갔다.경부고속도로를다시 건설하려면 얼마나 들까.공사비,지가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수조원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이 국토의 중추신경이 수도권 난개발로 기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한 컨테이너차량이 시속 100km로 시원스레 달려오다 경기도계를 넘어서면서 속도가 급겨히 줄어든다. 특히 주말이면 전체 소요시간의 3분의 1이 기흥 수원 분당 양재 서초 등 수도권 일대 아스팔트 위에서 날아가 버린다.
싱가포르를 보면 물류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세계 제일의 국제항으로 성장한 싱가포르항은 어떤 화물선이 들어와도 하루만에 하역처리가 이뤄진다. 부두에 내려진 컨테이너가 트레일러에 실려 싱가포르 역내로 들어갈 때도 무인감시카메라가 차량번호를 기록해둘 뿐,출입구 관리인은 찾아 볼수 없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에는 각국 항공기와 국제자본이 몰려온다. 잘 정비된 물류처리시스템이 싱가포르인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국적 기업과 자본이 밀려오는 효율적인 도시는 도로·항만·공항·산업단지가 제대로 정비된 곳이다. 잘사는 구미 각국은 예외없이 물류가 원활하다.
부산항에도 매달 평균 4,000여 척의 크고 작은 배가 입출항한다. 컨테이너 화물만도 월 85만개가 반출입되고 하역,보관,통관,적재,운송이라는 과정을 거친다.바로 항만의 물류다.세관에서 물류비용을 절감하도록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는 점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화물이 창고에 들어가지 않고 부두에서 곧바로 목적지에 갈 경우 상당한 비용이 절감된다. 환적 화물에 대한 반출입 절차를 간소화해 다른 나라의 항구에 비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 부산항의 경쟁력은 커진다.
세관은 규제하고 감시하는 행정기관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으로 세관행정은 통관단계에서의 물류흐름을 불필요하게 저해하는 요인이나 문제점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하루 부산항을 드나드는 3만개 가량의 컨테이너중에는 밀수품을 숨긴 것이 더러 있다.원활한 물류의 흐름을 깨는 이들 '검은 오리새끼'를 색출하는데 시는 투시기 등 최첨단 과학장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원활한 물류흐름으로 부산항이 각국의 화물로 넘쳐 나는 날을 기대해본다.
신일성 부산경남본부세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