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처형된 신모씨 사건을 계기로 외교당국의 무사안일과 자국민 보호의 허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나자 중국교민들은 그동안 누적돼 온 불만을 일시에 분출시키면서 분노에 떨고 있다.주중 한국대사관 인터넷 홈페이지는 연일 ‘천인공노’ 등 한국외교의 난맥상을 노골적인 표현으로 질타하는 글들이 뒤덮고 있다.
교민들은 “이제 중국인들에게 ‘나는 한국인’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외교관들의오랜 관료주의적 병폐를 혁신하기 위해선 엄중한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조선족 교수는 “만일 미국인이나 일본인이라면 중국당국이 처형시켰겠느냐”며 “정부의 보호를 못받는 한국인이 불쌍하다”고 비난했다.
대사관 분위기는 참담하다. 비록 제대로된 외교 문건은 아니더라도 관련 문건이 접수된 사실도 몰랐던 작태는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는 게 직원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럼에도 형 집행을 통지한 시점, 옥중변사를 1년 넘게 방치한점 등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중국 당국의 외교적 결례에 대해 짚을 것은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의 국력이 신장되면서 최근 한국을 경시하는 듯한 행태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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