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F-X) 사업 등 대형무기사업이 잇따라 연기되고 있는가운데 군 내부에서 무기사업과 관련한 투명성과 전문성 등에 대한 비판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 무기체계센터의 황동준(黃東準ㆍ육사24기) 책임연구원은 4일 이 연구소가 발행하는 ‘주간 국방논단’의 기고문에서 “지난 20년간 이뤄진 무기체계 획득사업은 담당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추가비용 증가와 통합적인 사업관리 미흡으로 사업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5대 무기사업자 선정이 시작된 이후 군내에서 공식 기고문 등을 통해 이 같은 지적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예비역 대령인 황 연구위원은 이어 “방위력 개선사업은 외형적으로 5개년 중기계획에 의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획수립 단계 및 집행단계에서의 철저한 사전분석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올해 착수할 계획이었던 F-X사업에 이어 공격형 헬기(AH-X),차기 대공무기(SAM-X) 등 10조원 규모의 대형 무기사업을 협상 지연과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군의 무기체계 획득과 관련한 문제점으로 ▦명확한 협상전략부재 ▦무기체계 소요의 전문적인 분석 미흡 ▦ 무기체계 기종 및 획득 방법 등 주요 획득 정책 결정에 대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미흡 ▦핵심부품 국산화 및 군사기술에 대한 종합적인 국내 개발 전략 미흡 등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재 각군 무기체계 실무자들은 무기관련 잡지나 무기 중개상이 제공하는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이들 장교는 1~2년마다 보직이 바뀌어 전문적인 지식을 경험할 수 있는 여건이 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 F-X, AH-X 사업 등은 모두 조 단위의 사업들로 지연될 경우 막대한 비용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실무자들이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 정보체계’를 구축하고, 사전 준비와 치밀한 추진 전략수립이 절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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