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주째 계속되고있는 공격을 견뎌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저력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아프간 문제 전문가인 압둘라 잔 카릴(58) 파키스탄 페샤와르대 교수는 1일 본보와의 회견에서 “탈레반은 항복 보다는 죽음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_아프간의 국민성을 어떻게 정의하나.
“아프간이라면 다수종족인 파슈툰을 말하는데 이들의 성격은 양극의 모습을 보인다. 무지나 편견, 미신 등에 빠져 극단적인 보수성향을 보이든가, 아니면 지나치게 명석한 편이든가 둘 중의 하나다. 또 자기 자신 이외의 누구에게도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권력을 잡으면 저돌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성향을 보인다.”
_파슈툰의 용맹성은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외국에 대해서는무조건 의심하는 성향도 아프간의 민족성 가운데 하나다. 외세에 대한 끈질긴 저항은 탈레반에만 해당되는 전통은 아니다. 파슈툰은 항복 보다는 죽음을 택해왔다.”
_1996년 권력장악 당시 인기가 높았던 탈레반이 민심을 잃은 이유는.
“집권한 뒤 오만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바깥 세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다 극단적인 종교관을 현실에 적용하면서 독단에 빠져버렸다.”
_압둘 하크 전 무자헤딘 사령관의 전격적인 처형은 이슬람 교리 등과도 관계가 있나.
“아무런 관련이없다. 미국과 영국에 협조하는 자는 무조건 처형하라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파트와(칙령)’에 따른 것으로 탈레반의 투항을 막기위한 경고성 조치였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미친 개라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 ”
_탈레반이 여성들에게‘부르카’(전신을 가리는 베일)를 강요하고 있는 이유는.
“부르카는 성적인충동을 유발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탈레반은 눈까지 가리는 이른바 ‘셔틀 콕’(부르카가 배드민턴 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을 강요한다. 여성교육 금지도 극단적인 조치다. 배움을 금지하는 규정은 이슬람의 가르침 어디에도 없다. 탈레반은 심지어 여자 환자가 남성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입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_탈레반은 남성에게는 턱수염을 기를 것을 강요하고 있는데.
“그런 의무도 코란에는나와 있지 않다. 다만 마호메드의 전령인 선지자들이 그랬으니 그걸 따라야 한다고 경직되게 해석하고 있다.”
_탈레반의 장래를 어떻게 보나.
“미국의 공격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오랫동안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아왔다. 파슈툰이 정권을 독점하는데 대한 내부 반발도 적지 않았다. 향후 출범할 어떤 정권도 파슈툰 뿐만 아니라 소수 민족들을 포용하지 못할 경우 오래 견디지 못한다.
이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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