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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본격 '침체'…테러이후 악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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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본격 '침체'…테러이후 악화 가속

입력
2001.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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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테러 참사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recession)에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가 20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세계 은행은 미국과 유럽 및 일본 등 세계경제 3대축의 동반 약세로 지난해 3.8% 성장했던 세계 경제가 올해 1.3%, 내년 1.6%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탄저균 확산과 추가 테러 불안 등으로 미국내 소비와 기업 투자는 물론, 수출입까지 계속 위축해 적어도 1, 2년 사이 세계경제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 상무부가 지난 달 31일 발표한 3ㆍ4분기 마이너스 0.4% 성장률(추정치)은 지난 해 말부터 경기 둔화 추세에 있던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체에 빠져 들어 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미 제조업협회 간부들과 만나 “9ㆍ11 테러는 큰 충격이었으며 국민은 지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취임 이후 가장 비관적인 어조로 경제 상황을 표현했다.

이번 3ㆍ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3년 1ㆍ4분기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하락폭(0.7% 포인트)으로 따지면 199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 특히 통계를 추가해 수정할 잠정치와 확정치에서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테러 참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ㆍ4분기에는 마이너스 1% 미만 성장으로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너스 성장의 결정적인 요인은 소비지출 감소다. 소비지출은 3ㆍ4분기 1.2%로 4분기 연속 하락해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을 보였다.

소비 감소는 기업 실적에 큰 부담을 주면서 동시에 기업 투자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기업 투자는 3ㆍ4분기 마이너스 10.7%로 올들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10%대의 투자를 기록했다.

테러 사태 이후 12만명에 가까운 항공사 해고를 필두로 비용을 감소하려는 기업들의 잇따른 감원으로 2일 발표될 10월 미국 실업률은 전달의 4.9%에 이어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의 3ㆍ4분기 수출(16.6% 하락), 수입(15.2%하락)은 거의 20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져 세계 경제 전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 은행도 지난 달 31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세계 무역이지난 해 13% 증가했지만 올해는 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시 정부는 추가 감세와 항공산업 지원, 실직자 구제 등의 재정 지출 증가를 포함해 최대 750억달러에 이르는 종합경기부양대책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의 반발로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해 조기 집행될지는 미지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6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들어 9차례 이루어진 금리 인하가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상당기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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