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3곳중 2곳은 가벼운 증상의 감기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고 일부 의원은 스테로이드제제까지 처방하는 등 환자들이 ‘고부작용 약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건강연대에 따르면 초기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모의 환자 20명을 동원, 7월26일~8월7일 서울시내 의원 149곳과 약국 100곳을 대상으로 처방및 조제 행태를 조사한 결과, 96곳(64.9%)에서 항생제를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염증을 치료해준다는 이유로 스테로이드제제를 처방한 의원도 8곳이나 됐다. 스테로이드는 성장장애와 연골조직파괴, 체내 호르몬균형 파괴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품으로 특수한 경우 외에는 처방이 제한돼 있다.
건강연대관계자는 “감기 치료와 별로 관계가 없는 소화제를 처방한 의원도 90%를 넘었다”며“이는 의약분업 이후 환자의 건강을 무시한 무분별한 처방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약국의 5%가 처방전이 없는데도 항생제를 판매했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항생제 처방전을 받아올 것을 권유한 약국은 53%에 그쳐 약국의 불법적인 항생제 남용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네의원의 51%는 주사 접종을 권유하고, 법규상 의무사항인 처방전 2장 발급을 스스로 지킨 의원은 17.6%에 불과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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