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보 제11호 미륵사지석탑(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의 보존을 위해 31일부터 해체를 통한 보수작업에 들어간다.백제 무왕(?~641년) 재위 중 세워진 국내 최고ㆍ최대(最古ㆍ最大)의 석탑인 미륵사지석탑은 1915년 일본인이 탑의 대부분에 시멘트를 발라놓아 훼손이 심한데다 최근 들어 석재의 강도가 떨어지는 등 붕괴 조짐이 나타나 전면적인 해체ㆍ보수 작업을 하게 됐다.
문화재연구소는 그 동안 정밀 실측조사와 고증 등 사전작업을 해왔으며 앞으로 2007년까지 80억원을 들여 보수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작업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각종 조사와 연구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해 학술연구 및 석탑 보수정비 사업의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작업은 해체에만 4년이 넘게 걸리는 어렵고도 까다로운 공사이다.
4각형의 다층(多層) 석탑으로 현재 북동쪽 6층까지만 남아 있는 이 탑은 시멘트로 보수한 부분에서 이완 및 탈락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불안정한 상태여서 자칫 해체과정에서 붕괴하는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도 있다.
연구소는 “해체한 후 보수한다는 결정만 내렸을 뿐 복원 여부는 추후에 논의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존하는 1,000여 기의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미륵사지석탑은 우리 석탑양식의 기원을 알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기단부터 탑신까지 모두 별도의 돌을 써 목조탑의 형식을 충실히 재현해 백제인의 예술적 감각과 수학적역량을 여실히 드러낸 멋진 탑이다.
높이는 현재 14.24m이지만 7층 석탑으로만 추정해도 20m가 넘는 거대한 탑이다.
1974년 원광대 발굴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래 미륵사에는 동쪽과 서쪽에 각각 1기의 탑이 서 있었다.
이번 작업은 서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동탑은 조선시대에 미륵사가 폐허가 되면서 함께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1993년 발굴자료 등을 토대로 새롭게 복원한 바 있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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