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 자연은 모든 것을 떨구고 겸허하게 ‘없음’의 상태로 돌아간다.분명 느낄 것과 배울 것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늦가을에 찾을 만한 산사와 숲을 추천했다. 만추(晩秋)의 서정 속으로 들어가보자.
▽칠장사(경기 안성시)
벽초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에서 7명의 의적이 찾아들어 의형제 결의를 맺은 장소.
그래서 드라마 ‘임꺽정’의 촬영 장소가 되기도 했다. 7세기 중엽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조계종 제2본산인 용주사의 말사이다. 철따라 빛을 달리하는 아름다운 숲 속에 포근하게 들어있다.
지금은 단풍이 한창이다. 17번 국도에서절 주차장에 이르는 약 4㎞의 길이 지난 봄 왕복 2차선으로 말끔하게 포장됐다.
절에서 칠현산을 넘는 등산로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교통여건이 좋아 서울에서 당일 여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안성시청 문화공보실 (031)670-1064
▽비암사(충남 연기군)
800년이 넘게 절 앞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가 나그네를 맞는다.
비암사는 개창 기록이 없어 창사 연도를 알 수 없다. 백제가 멸망한 후 백제의 유민들이 역대 왕과 충신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7세기 경 세웠다는 이야기만 전해 내려온다.
그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기상이 뚜렷하다. 한적하면서도 두터운 숲에 둘러싸여 있어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인근의 고복 저수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가을의 물과 숲이 깊이 있는 조화를 이룬다. 비암사(041)863-0230
▽진산자연휴양림(충남 금산군)
충남과 전북의 경계가 되는 대둔산의 배티제에 자리잡고 있다.
하룻밤을 자도 좋고 가을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도 좋다. 가장 큰 매력은 휴양림 어느 곳에서나 한 눈에 들어오는 대둔산의 전경.
특히 산책로를 따라 20분 거리에 있는 팔각정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지금 기암괴석 사이로 붉고 노란 단풍의 불길이 널름거린다.
공동 취사장과 잔디 광장을 갖추고 있으며 핀란드형 통나무 숙소가 마련되어 있다. 관리사무소 (041)753-4242
▽비슬산 유가사(대구 달성군)
정상의 바위 모습이 거문고를 타는 신선을 닮아서 비슬산이다.
달성군을 상징하는 명산으로 봄이면 참꽃(진달래), 가을이면 억새꽃이 장관이다. 유가사는 그 절경의 한가운데에 들어있는 고찰.
신라 흥덕왕 2년에 도성국사가 창건했다. 산행로를 따라 이어져 있는 크고 작은 암자와 마루금(주능선)에 펼쳐진 억새밭이 가을 비슬산의 매력이다.
정상에 서면 낙동강의 유유한 물줄기와 멀리 가야산의 기암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말이면 대구 시내에서 유가사까지 좌석버스가 특별 운행한다. 대구 시민이 사랑하는 주말 산행지이자 나들이터다. 유가사 종무소 (053)614-5115
▽옥계 계곡(경북 영덕군)
영덕군의 해안선 길이는 무려 53㎞. 그래서 흔히 ‘바닷가 영덕’을 떠올리지만 내륙에도 아름다운 명소가 많다.
대표적인 곳이 옥계 계곡으로 청송군, 포항시와 만나는 첩첩산중의 무공해계곡이다.
주왕산과 내연산의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이 곳에서 만난다. 당연히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청정옥수이다.
그 위로 단풍이 터널을 이루고 이미 떨어진 단풍은 푸른 물줄기 위에 떠 돈다. 옥계 계곡을 내려다보는 산은 팔각산.
이름 그대로 8개의 봉우리가 있다. 4.5㎞ 정도의 등산로가 있는데 약 3시간이면 주파한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칠선 계곡과 벽송사(경남 함양군)
지리산 칠선 계곡은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 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협곡으로 꼽히는 곳.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바로 가을이다.
계곡의 물길과 단풍의 띠가 함께 어우러져있다. 몇 년 전 대홍수로 경관이 많이 상해 지금은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선녀탕까지 산행을 할 수 있다.
계곡 초입인 추성동 마을의 벽송사는 지리산의 기상과 운치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고찰.
한때 빨치산의 거점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단아한 기품을 자랑한다. 지리산국립공원 동부관리사무소(055)972-7771
▽벽방산 안정사(경남 통영시)
벽방산은 고성반도의 최고봉. 해발650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풍만한 자태를 뽐내는 아름다운 산이다.
시계가 좋은 날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임도를 타고 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동쪽 산기슭에 안정사라는 고찰이 자리하고 있다.
신라 태종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이 지역 불교의 핵심이 되어왔던 절이다. 남쪽 바다와 가까워 단풍이 늦다.
11월 중순에도 단풍을 만날 수 있다. 통영시청 문화관광과(055)645-0101
▽동곡 계곡(전남 광양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을 바라보고 있는 백운산.
전남 제2고봉으로해발 1,218m의 육중한 산이다. 830여 종의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서울의 산악인들이 지리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백운산을 외면하지만 남도의 산악인들은 이 산의 위용을 잘 안다.
동곡 계곡은 백운산의 으뜸 계곡. 단풍의 명소이기도 하다. 지리산의 단풍이다 떨어질 무렵에도 백운산에서는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광양시청 문화공보실 (061)791-5031
▽영실(제주 서귀포시)
한라산을 오르는 등반로는 모두 4곳. 가장 아름다운 등산로가 영실 코스이다.
가을 산행의 으뜸 코스이기도 하다. 영실 코스의 매력은 오백나한. ‘영실기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촛대처럼 뾰족한 바위가 산등성이에 가득하다. 바위 사이사이로 단풍이 울긋불긋하다. 아쉽지만 백록담까지는 오르지 못한다.
해발 1,700m의 윗새오름 대피소부터 백록담까지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되고있기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4)742-3084
/ 권오현기자 koh@hk.co.kr
■열차여행 싸게 가세요
요즘 가장 인기있는 여행법은 열차 여행. 단풍철에는 더욱 그렇다.
교통체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음주운전의 위험도 없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4, 5명의 가족 나들이에는 승용차보다 비쌀 것 같다.
그러나 꼼꼼하게 살피면 싸게 열차를 탈 수 있다. 일반인도 최고 24%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철도청 염중실 영업개발과장의 도움말로 열차를 싸게 이용하는 법을 알아본다.
1. 주말보다 주중 이용
철도청은 주중의 남아도는 객차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주중 할인을 실시한다.
월요일과 금요일(오후 6시 이전)은 5%, 화, 수, 목요일은 무려 15%까지 요금을 할인해 준다.
서울-부산간 새마을호를 기준으로 할 때 화, 수, 목요일에 여행하면 편도 1인 당 4,6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2. 신분과 여행객 유형에 따른 할인
노인, 어린이, 장애인, 학생, 군인, 국가유공자 등 특정 신분 계층과 일정 구간 정기 여행객, 전국 투어 여행객, 단체 여행객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이 부여된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통일호의 경우 50%, 무궁화호는 30%까지 싸게 이용할 수 있다.
1~3급장애인은 본인은 물론 보호자(1인)도 5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 철도 회원이 되자
2만 원의 예약 보관금만 내면 철도 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에 대해서는 운임 5% 할인, 마일리지 3% 적립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회원에서 탈퇴하면 예약 보관금을 환불받는다.
4. 인터넷으로 결제
철도 회원이 예약한 승차권의 요금을 인터넷(www.barota.com)으로 결제하면 총 결제금액의 3%를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따라서 주말에 여행할 것을 주중으로 돌리고 철도 회원에 가입한 후 인터넷으로 결제하면 약 24% 싼 가격에 여행할 수 있다.
서울-부산 새마을호 기준으로 1인당 편도 7,465원의 혜택이다. 4인 가족의 왕복 요금으로 따져보면 만만치 않은 액수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