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이 주유소 복수 상표표시(폴 사인)제 실시에 따른 단골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카드 대전’을 벌이고 있다.국내 석유제품의 불합리한 가격체계 때문에 기름값 인하 폭에 한계가 있는 만큼,가격 경쟁 보다는 카드로 고객을 묶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 여기에 엄청난 수의 주유 고객과 운전자를 회원으로 확보하려는 신용카드사의 이해관계까지 맞아 떨어지면서 주유소를 둘러싼 카드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정유업계 카드사업의 선두 주자인 SK는 주유소용 엔크린 보너스카드와 SK텔레콤등 계열사 및 제휴업체 카드를 ‘OK 캐쉬백’이라는브랜드로 모두 통합, 주유소는 물론 전국 5만여개 일반 가맹점에서 포인트 적립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포인트를 넘으면 현금으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는 이들 캐쉬백 회원을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경품제공 등 다양한 카드 마케팅 행사를 통해 고객들을 다시 주유소와 가맹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LG정유는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자체 카드사업 확대보다는 신용카드사와의 제휴를통해 다양한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LG가 도입한 ‘시그마6 보너스 카드’는회원수 700만, 가맹점 2,900여개에 머물고 있지만, 포인트 적립 정도에 따라 교통상해보험 무료 가입과 생활용품제공 등 실적보상이 푸짐하다.]
LG정유는 또 LG카드와 국민카드 BC카드 외환카드 등과 제휴, 휘발유 1리터 당 15~25원을 할인해 주고, 보너스카드와 제휴사 신용카드를 함께 제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상품을 제공한다.
현대정유는 22일부터 삼성카드로 기름값을 결제할 경우 휘발유 1리터당 할인폭을 30원에서 40원으로 늘렸다. 또 카드고객의 적립금액이 3만원을 넘으면 적립 액수 만큼 무료 주유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쓰오일도 하나은행과 신용카드 제휴계약을 맺고 하나비자카드 주유하는 고객에게는 휘발유 1리터당 30원씩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의 공장 원가가 345원인 상황에서 30~40원할인은 상당히 큰 폭”이라며 “할인한 부분은 정유사와 카드사각 각각 나눠 부담해 고객들은 이중의 이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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