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교착 상태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전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아프간 내에서 작전 수행을 위한 전진기지를 확보키로 하는 등 적극적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그 동안 미군 희생을 우려, 지나치게 공습에 매달렸다는 비판과 함께 ‘눈에 보이는’성과를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또 공습의 주 타깃을 탈레반의 방공망과 군사시설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은신처인 동굴로 전환하는 한편 이슬람권의 라마단(금식월) 기간에도 공습의 고삐를 늦추지않을 태세다.
이는 4주째 접어든 융탄 폭격에도 탈레반은 건재한 반면 전략 요충지 ‘단독 함락’을 기대했던 반군 북부동맹의 전력은 빈약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미국이 당초 예상한 ‘전쟁 시간표’가 차질을 빚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진기지 확보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29일 “지상군 600명이 주둔하는 아프간내 전진기지 설치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이 기지는 특수부대요원 200~300명의 작전을 위한 식량과 의료, 철수 등 후방 지원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습이 시작된 7일 이후 ‘선 북부 동맹점령, 후 전진기지 설치’ 입장을 견지해 왔던 점에 비쳐볼 때 이는 미국 군사 작전이 중대한 전환점에 섰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특히 개전 초“탈레반 이후의 정권이 구성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붕괴되면 혼란이 가중된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북부 동맹은 미군의 계속된 지원 폭격에도 만족할만한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그린베레 등 특수 부대가 투입돼 직접 작전을 벌이면서 북부 동맹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고려하고 있는 첫 번째 전진기지로는 북부 전략 거점인 마자르-이-샤리프 주변이 꼽히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접경인 이 지역은 공군기지가 있어 헬기 등을 동원한공습 작전에도 적합하다. 미국은 이 지역 바로 남쪽인 다르-이-수프에서 모종의 작전을 펴고 있다.
수도 카불 북쪽에 위치한 판지시르도 임시 활주로가 있는 등 ‘수도 공략’을 위한 최적의 기지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탈레반 사령부와 구 소련이 구축한 진지들이 남아 있는 남부 칸다하르는 정보 수집과 빈 라덴 체포 등을 위한 기지로 사용될 수 있다.
■동굴 집중 공습
탈레반의 방공망을 초토화했다고 공언해 온 미국은 빈 라덴 등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을 집중폭격하고 있다.
특히 18일 알 카에다 핵심 참모인 아부 바세르 알 마스리가 폭격으로 사망한 동부 잘랄라바드와 칸다하르의 지하 지휘통제 시설이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격으로 비유될 만큼 성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한편 아프간 공격을 지휘하고 있는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은 29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이어 30일 우즈벡 고위 관리들과 비공식 회담을 갖고 파키스탄과 우즈벡의 공군기지 등을 통한 대규모 지상군 투입 작전 등에 대해 논의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탈레반과 알 카에다 조직을 섬멸하련느 우리의 작전을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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