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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FIT교학처장 "참사후 뉴욕패션계 되레 더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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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FIT교학처장 "참사후 뉴욕패션계 되레 더 활발"

입력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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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테러 대참사는 뉴욕 패션 시장이 시대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얼마나 빨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계기가 됐습니다.”25일 서울 컬렉션 기간 중 열린 한국패션디자인학회의세미나. 초청 연사로 참석한 김영자(57) 뉴욕주립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교학처장은 ‘뉴욕테러가 패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렇게 말했다. 뉴욕 컬렉션 취소 등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줄로만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의외였다.

1991년부터 뉴욕 패션 스쿨의 대명사격인 FIT의 안살림을 맡아 각종 산학연계를 주관했던 그도 처음에는 시장이 죽을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패션 산업이 숨을 죽인 것은 잠깐이었다.

컬렉션 취소, 백화점 디스플레이 교체 등 애도 행사와 거의 동시에 테러로 인한 사회 분위기, 소비자들의 심리를 겨냥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성조기가 그려진 양말 20만 켤레를 전 매장에 공급한 회사도 있었다. “떨어져 나간 소비자들을 다시 연결시키겠다는 공격적 마케팅”이었다.

위기를 기회 삼아 큰 수익을 올린 업체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해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었다. 한편 중동, 파키스탄 등에 하청을 주던 업체들은 재빨리 수입선을 바꾸고 전쟁등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람들은 다시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김 처장은 새삼스레 패션과 사회와의 연관을 절감했다고 했다. “패션은 정치, 사회, 경제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시대를 반영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는 한국의 패션업계를 떠올리지않을 수 없었다. 1994년부터 삼성패션연구소 자문위원을 겸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한국 패션이 “지나치게 고립적, 폐쇄적”이라고 했다. “작품도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많아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패션의 사회적 정의와 홍보, 마케팅, 유통 등 산업적체계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뉴욕의 참상은, 패션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사건임에 틀림없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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