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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두 '보이체크' 무대에…연극·발레 동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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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다른 두 '보이체크' 무대에…연극·발레 동시 공연

입력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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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통의 죽음’ 등 냉철한 사실주의와 섬뜩한 시각으로 유명한 독일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보이체크’가 연극과 발레로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국립극단은 11월 1일~4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박인자발레단은 이 작품을 ‘달 그림자’라는 제목의 발레로 만들어 11월 2~13일 호암아트홀에서 선보인다.

‘보이체크’는 애인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공개 처형당한 엽기적인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가난한 보병 보이체크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을 일벌레로 혹사하지만 그 대가로 가진 자들로부터 혹독한 억압과 희롱을 당한다.

하지만 그 여인은 다른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고 보이체크는 정신적 공황과 환각에 시달리다 살인을 저지른다.

■국립극단의‘보이체크’

국립극단의 이미지와 ‘보이체크’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색깔은 상당히 파격적인 조합이다.

이번 공연은 고전극이나 정통극을 주로 해온 국립극단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작업이다.

연출가 최원석은 ‘더 재미있게, 더 산뜻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존 보이체크 공연의 난해함과 지루함을 덜겠다는 의도다.

1998년 ‘굿모닝 솔로몬’으로 한국일보 주최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무대는 놀이터”라고 말한다.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배우들이 무대에서 맘껏 놀게 만드는 게 그의 스타일. 자신을 둘러싼 끔찍한 문명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야만적으로 변해가는가 하는 주제의식은 지키되 최대한 자유분방하고튀는 방식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레슬링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철망으로 둘러싸인 무대, 반쪽은 온전하고 나머지 반쪽은 벗은 무대의상 등이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국립극단 단원이 되기 위해 연수 중인 젊은 배우들이 신인연출가와 함께 한다. 얼마나 역량을 보여줄 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노경준(보이체크), 김은정(마리) 등 출연. 평일 오후 7시 30분, 토4시ㆍ7시 30분, 일 4시. (02)2274-3507~8

■박인자발레단의‘달 그림자’

중견 안무가 박인자가 8년 만에 발표하는 60분 짜리 대작 모던 발레이다.

그는 “줄거리를 풀어가기보다 각 등장인물의 심리상태와 감정변화, 상황에 대한 반응,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러시아의 컴퓨터그래픽 아티스트 올가 쿠메거가 참여해 춤과 첨단기술이 만나는 무대를 꾸민다.

주인공 보이체크는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가 제임스 전, 그의 아내 마리는 박인자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정미란, 권력의 상징인 군악대장 역은 국내 대표적 현대무용수 중 한 명인 김형남이 맡으며 툇마루현대무용단의 남자 무용수 6명이 객원출연해 역동적인 춤을 더한다.

오후 7시 30분. (02)710-9447

양은경기자

key@hk.co.kr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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