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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야구,믿음 경영] (2)위기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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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야구,믿음 경영] (2)위기가 기회다

입력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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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아무리 잘치는 타자라도 4할대의 타율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당연히 투수와 타자가 대결을 벌일 경우 10번중 7~8번 은 투수의 승리로 끝난다. 결국 타자는 2~3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명장열전’의 저자 레너드 코페트는 “타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운명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기업경영에서도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기를 피하기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관리능력이다.

불확실성의 현대사회에서 불시에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OB 항명파동

1994년 9월4일.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다고 판단한 윤동균 감독이 체벌을 위해 방망이를 들자연초부터 마찰을 빚어왔던 박철순 장호연 김상호 등 OB(현 두산)선수 17명이 집단으로 팀을 이탈했다.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항명파동이었다. 며칠후 감독이 교체됐지만 여파는 가라앉지 않았다. 정규리그 성적은 7위로 곤두박질쳤고 자연스럽게 팀 해체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흔들리는 두산

95년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맞았지만 속으로는 곪아 들어가고 있었다. 3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주력기업인 OB 맥주까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를 만큼 심각한 유동성부족에 시달렸다.

이자를 갚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빌려야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박용오(朴容旿)회장은 종무식에서 “내년에 다시 얼굴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살아 남기 위해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 13년 만의 우승

95년 “OB는4강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 시즌이 시작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딴판이었다.

4월15일 개막전에서 항명파동의 주역 장호연이 속죄의 첫 선발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정규리그내내 1, 2위를 달렸다.

마침내 OB는 페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13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고지를 밟았다.

당시 OB 단장을 지냈던 강건구(姜建求) 두산 구단대표는 “상처 입은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거린 김인식 감독 때문에 시즌 내내 노장은 물론 신인까지 하나로 뭉쳤다”고 회고했다.

선수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덕장 김인식의 타고난 용병술과 항명파동으로 팀에 타격을 입힌선수들의 악착 같은 투혼이 하나로 뭉친 결과였다.

■구조조정의 성공

두산은 96년 2월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맥킨지와 공동으로 국내기업 처음으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알짜배기로 통했던 한국 3M, 한국코닥, 한국네슬레 등의 소유지분은 물론 두산의 모태인 OB맥주의 지분 50%까지 내다 파는 과감한 구조조정의 결과 95년말 625%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99년말 159%로 개선됐고 순이익도 95년 9,077억원적자에서 97년 2,046억원 흑자로 반전했다.

I지난해에는 한국중공업까지 인수, 새로운 도약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코카콜라 영업담당 상무로 7년간 재직했던 두산 전략기획본부 박용만(朴容晩)사장은 “막상 코카콜라 사업권을 팔려고 했을 때 눈물이 났다”면서 “하지만 독한 마음 먹고 판 덕분에 오늘의 두산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스스로를 바꾸는 혹독한 자기 변신의 노력이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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