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황제’가 매트위에 고꾸라졌다.시드니올림픽 2관왕(개인종합, 철봉) 등 부동의 남자체조 세계랭킹 1위로 군림하는 러시아의 알렉세이네모프(25). 화려한 기량은 물론 외모까지 빼어나 세계적인 섹시가이로도 불리는 그가 ‘전종목예선탈락’이라는 생애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29일세계체조선수권 남자단체예선에 출전한 네모프는 ‘세계최고의 올라운드플레이어(전 종목 입상가능선수)’라는 명성과 달리 링과 안마를 제외한 4종목에만 모습을드러내 경기장안의 모든관중을 실망시켰다. 예선서 6개 전종목을 뛰지 않을 경우 점수부족으로 개인종합 결승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
종목별결승에 주력하겠다는계획도 물거품이됐다. 네모프는 도마(뜀틀)와 철봉에서 각각 9.475점과 9.425점을 얻었지만 결승진출을 위한 8위 이내입상에 실패했고 마루와 평행봉에서는 연거푸 큰실수를 저질러 8점대에 그치고말았다. 네모프의 부진으로 러시아는 8위로 간신히 단체결승에올랐다.
경기가끝난 뒤네모프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은 듯 “너무 많은부상으로 고생해 65~70%의 기량밖에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새로 바뀐 채점규정이 너무 까다롭다”고 불평했다.
네모프의 도중하차는 단연 플란더스경기장 내최고의 화제거리. 대회 관계자와 각국의 취재진은 한결같이 ‘천하의 네모프가 대회 시작 하루만에 귀국짐을 싸다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국제대회서 네모프와 경쟁했던 한국대표팀의 이주형코치는 “네모프가 지난해 결혼한 뒤로 기량이 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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