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185조원, 거래 고객 2,600만명의 세계 60위권 초대형 리딩뱅크 ‘합병 국민은행’ 출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올망졸망한 은행끼리 공존해왔던 국내 은행권은 거대 공룡의 출범이 몰고 올 소용돌이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업무 통합이 제대로이뤄지지 않아 거래 고객들은 적잖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지각 변동 예고
합병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9월말 현재 185조원. 조흥(59조원) 외환(54조원) 하나(49조원) 한미(35조원) 등 다른 시중은행의 3~5배 규모는물론 3강으로 꼽히는 우리금융지주회사(101조원), 신한금융지주회사(63조원)와도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당기순이익 역시 9월말까지1조6,270억원에 달해 규모나 내용 어느 면에서도 리딩뱅크로서 손색이 없다.
이에 따라 금융권 내에서는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곧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합병은행이 당장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선도적인 금리 정책을 펼칠 경우 규모가 적은 다른 은행들이 감당해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장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합병은행이 위력적인 존재인 것은 사실”이라며 “각 은행들이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 타 금융기관과의 합병 등 생존 전략을 분주히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통합은 요원
합병은행이 11월1일공식 출범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법률적인 의미일 뿐 업무 통합 면에서는 진척률이 10~20%에 불과하다.
가장 핵심인 전산통합은 이제 막 컨설팅사를선정한 단계에 불과해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배치 역시 현 체제의 골격이 당분간 유지된다. 당초 두 은행 직원들을 교차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업무 혼선, 이질감 심화 등을 이유로 유보됐고, 임원 인사 역시 두 은행 기존 임원을 재배치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합병은행 본점 물색 작업도 더디게 진행돼 당분간 ‘한 지붕 두 본점’ 체제를 유지하게 되며 두 은행 기존 점포들은 ‘국민’과 ‘주택’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나마 업무 통합의 가시적인 결과물은 두 은행간 거래 수수료를 없애고 금리 체계를 통일한 것. 주택은행 관계자는 “굳이 업무 통합을 서두르다 부작용을 내느니 신중하게 단계별로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거래 어떻게 될까
합병은행은공식 출범과 동시에 두 은행 거래 고객이 서로 상대방 은행 창구에서도 입ㆍ출금 등 기본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상대방 은행 업무에 아직 익숙치 않아 교차 거래 허용 시기는 다소 늦춰질 전망.
합병추진위원회 ‘DAY1’팀 관계자는 “두 은행 교차 거래를 위한 시스템은 완비됐지만 직원들이 적응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교차 거래가 조기에 허용되더라도 업무가 원활히 처리되기는힘든 만큼 고객들은 당분간 기존 거래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 자동화기기는 동일은행 거래로 인정되기 때문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으로 인한 대출한도 초과 문제도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합병은행은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담보대출의 경우 최고 대출한도를폐지하는 한편 신용대출 역시 합병으로 인해 한도가 초과되더라도 만기나 기한 연장까지 한도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단 새롭게 신용대출을 받는 고객은합병은행의 새로운 신용한도에 제한을 받게 된다.
예금보호한도는 향후 1년간 두 은행 각각 5,000만원까지 인정된다. 1년 내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두 은행 각각 5,000만원씩예금을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원금을 전액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1년 뒤에는 1개 은행으로 간주돼 총 5,000만원까지만 예금이 보호된다.두 은행 통장 계좌번호는 새로운 통장을 만들 때까지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굳이 서둘러 전환할 필요가 없다.
이영태기자
■국민銀노조 "김정태행정에 협력"
김정태 합병 국민은행장이 30일 오후 국민은행 노조를 전격 방문,최근 합병 반대투쟁을 선언하며 쟁의행위에 돌입했던 이 은행 노조에게서 협력의살사를 이끌어냈다.
국민은행노동조합관계자는 "김 행장이 오후 6시께 조합을 예고없이 방문,집행부와 한 시간여에 걸친 토론 끝에 여러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조합은 합병 은행에 대한 김 행장 비전을 믿고 노사가 협력하는 새 분위기를 일구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합병후 고용안정▲국민은행의 합병은행 본점 등기 등 조합의 요구를 수용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에 앞서 퇴직금 노진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안을 수용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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