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의 산업생산과 출하, 도소매판매 등 실물경기 지표가 4개월만에 급반등, 전문가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그러나 실물지표를 분석, 발표하는 통계청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기외적인 요인에 따른 ‘통계의 착시(錯視)’일가능성이 크다며 경기의 조기회복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다만 5조원에 달하는 추경과 재정의 조기집행 여파로 건설경기는 급격히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추석이 살린 9월 경기
9월 경기가 예상을 깨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지표 호전의 가장 큰 요인은 ‘추석 연휴’이다.
올해에는 추석이 10월에 위치,2000년 9월보다 조업일수가 3일이나 많았으며 8월말과 9월초로 분산됐던 추석 특수가 고스란히 9월 지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올 9월에는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고 비오는 날이 적었다는 점도 또다른 요인이다.
지난해 9월 1㎜이상 비가 온 날이 9.4일이었으나 올해에는 그 절반인 4.4일에 불과했으며 태풍은 전혀 없었다.
지난 9월의 업종별 지표는 추석과 9월 경기의 연관성을 반증하고 있다.
대표적 추석 특수업종인 음식료품의 경우생산증가율이 14.3%에달했으며 할인점 등 기타종합소매업종과 백화점의 판매증가율이 각각22.4%와 12.2%에달했다.
반면컴퓨터(-26.9%) 섬유제품(-4.6%) 등 추석과 연관 없는 업종의 생산지표는 여전히 하락세를 지속했다.
■10월 이후가 문제다
9월 한달의 반짝 회복에도 불구, 경기침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감소 폭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설비투자가 6.1%나 줄어들면서 경제전반의 역동성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에는 전반적인 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경제전반의 생산력을 나타내는 ‘생산능력’ 증가율만은 2.7%에 불과,7월(6.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9월 실물지표에 미국 테러사태의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것도 10월이후 경기지표의 급락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 김민경(金民卿)경제통계국장은 “수출계약 이후 선적이 이뤄지기까지 한달 가량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테러 여파는 10월과 11월, 12월 지표에 온전히 반영될 것”이라며“이 경우10월 부터는 경기지표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
한편1, 2차 추경과 예산의 조기집행 등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건설경기는 급격히 살아나고 있다.
공공 및 민간부문의 건축공사 발주가 크게 증가하면서 9월중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63.7% 늘었으며, 레미콘, 시멘트,아스콘 등 건축원자재의 생산증가율도 21.0%에 달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세계경제가 내년 하반기 이후 호전될 경우 침체된 국내 경기는 ‘재정’을 땔감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건설경기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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