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 주가가 3ㆍ4분기 실적호전 기대감과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체결 소식에 힘입어 이틀째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SKT는 이날 5% 이상 급등하며 25만원대에 육박했다가 오후 들어 다소 밀려 전날보다4.65% 오른 24만7,500원에 마감됐다. SKT의 급등 영향으로 거래소 시장의 통신업종 주가도 덩달아 4% 이상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을주도했다. 증권 분석가들은 이날 SKT의 적정 주가를 28~30만원 수준으로 잇따라 상향 조정,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켰다.■1조3,000억원 자사주 신탁계약
SKT는 지난 주말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올 상반기 자사주 매입분 357만주(4%), 7,889억원보다 무려 5,0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26일 종가 기준으로 전체 주식의5.9%, 525만주에 해당한다.
분석가들은 SKT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한국통신 보유지분 3% 연내 매각 ▦NTT도코모와의 제휴협상결렬 ▦SK-IMT와의 합병 등에 대비한 다각적인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정철 책임연구원은 “ 한국통신이 보유한 지분 3%를 전량매수할 경우 6,300억원 수준이면 된다”며 “매입대금이 이보다 2배나 되는 것을 보면 NTT도코모와의 협상이 깨질 경우 시그넘Ⅸ에 예탁돼 있는지분(14.5%)을 인수하기 위한 대비책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연구원은 “SKT는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에서 이미 자사주를 합병 대가로 활용함으로써주가 희석 효과를 방지한 바 있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계약은 SK-IMT와의 합병 대비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가에 긍정적 영향
자사주 매입이어떤 목적이든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민경세 연구위원은 “외국인 지분이 보유한도(49%)에육박해 매수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은 수급 개선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세계적인 통신주 강세 및 3ㆍ4분기 실적호전 등과 맞물려주가가 29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3ㆍ4분기 SKT의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1조5,400억원, 2,500억원을 넘어설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입자 증가와 함께 월 매출액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이정철 연구원도 “현재 외국인 지분으로 분류돼 있는 시그넘Ⅸ 예탁분을 매입할 경우 외국인매수 가능 지분이 그 만큼 늘어나게 된다”며 적정주가를 종전 26만원에서 29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도 이날 보고서에서SKT의 이익 추정치를 2% 올리고, 적정주가를 27만원에서 30만원으로 수정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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