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의 노점상을 상대로 거액의 자릿세를 뜯어온 고속도로 주변 폭력조직이 29일 검찰에 적발됐다.서울지검 강력부(김규헌ㆍ金圭憲 부장검사)는 1997년부터 5년동안 경부ㆍ중부ㆍ영동ㆍ서해안등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동차용품과 오디오ㆍ비디오 테이프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을 상대로 자릿세 및 보호비 명목으로 1인당 매달 100만~300만원씩 10억여원을 뜯어온 ‘고속파’ 두목 김모(41)씨 등 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조모(38)씨를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노점상이 부지사용권 없이 무허가로 영업해 휴게소측과 시비가 잦은 점을 이용, 온몸의 문신을 보여주거나 행패를 부리는 방법으로 자동차용품 노점상 윤모(34)씨를 협박해 58차례에 걸쳐 6,800만원을 빼앗는등 노점상 28명으로부터 489차례에 걸쳐 월세나 권리금, 영업보호비 명목으로 10억3,0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다.
특히 고속도로시설공사(현고속도로관리공단)의 휴게소 시설관리과장 출신인 두목 김씨는 직원들과의 친분관계를 이용, 노점상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노점상의 대부 노릇까지 해왔다.
이들은 올해 도로공사가 고엽제전우회에 용역을 맡겨 노점상 퇴거작업에 나서자 ‘전국고속도로 휴게소 노점상 연합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조직적인 저항운동을 배후조종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구속된 조직원을 빼내기 위해 노점상의 진술을 번복시키거나 변호사 선임료를 뜯어냈고 96년에는 기흥휴게소 노점상 이익금 분배과정에서 조직원간 다툼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급 외제승용차를 타고 매달 휴게소를 돌며 수금을 해온 이들은 추석연휴 모 휴게소에서 전국 노점상 모임을 소집, 거액의 권리금을 뜯어내려다 검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이밖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100여곳에 노점상 상대 폭력조직이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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