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처형된 반군 지도자 압둘 하크(43)장군과 미 중앙정보국(CIA)의 관계, 그의 체포후 미국의 구조노력 여부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28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정보국(ISI) 관계자들은 하크의 아프간 잠입이 CIA의 ‘비밀공작’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크의 가족, 친지들은 “그는미국이 탈레반 내부분열을 유도하려는 자신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불평해왔다”면서 ‘CIA 공작’설을 일축했다. 그가 자신을 말만 많은 ‘헐리우드 하크’라고 빈정대는 이들에게 보란듯 독자 행동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하크 일행의 ‘SOS’를 받고도 적극적인 구조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을 맹비난하고 있다.
체포될 당시 하크는 위성전화로 절친한 친구인 시카고의 백만장자 제임스 리치에 상황을 알렸다. 리치는 곧바로 미국 국가안보 고문을 지낸 로버트 맥클레인을 통해 국방부에 헬기를 보내 구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리치는 “그러나 헬기를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하크를 호송하던 차량에 몇 발의 폭격만 가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공중지원을 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살해됐다”고 말해 구조작전이실패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군이 아닌 다른 파트에서 지원했다”고 말해 CIA가 운용하는 미사일 장착 무인정찰기 ‘프레데터’가 투입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군병사의 직접출동 대신 무인기를 날려보낸 행위는 혈맹관계를 기대하던 반 탈레반 파슈툰족들의 신뢰를 크게 저버리는 것이었다. 하크의 측근인 다드 모하메드는 “미국을 증오한다. 미국은 늘 우리를 이용만 하고 버렸다”고 비난했다.
한편 28일 아프간과의 접경도시인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열린 하크장군의 장례식은 친지등 150여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신없이 진행됐으며 그의 시신은 아프간 스로크루드 인근 히사로크 굴자이 마을 공동 묘지에 안장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입력시간 2001/10/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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