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는 생식기능을 신장(腎臟ㆍ콩팥)이 주관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신장을 보강하는 게 곧 성기능을 향상시키는 비결이다.신장을 강화하는 한약재 가운데 열매씨를 뜻하는 자(子)로 끝나는 약재가 많다. 대표적 약재가 바로 다섯가지 씨를 말하는 ‘오자(五子)’이다.
오자로는 오미자(五味子), 구기자(杞子), 토사자(兎絲子ㆍ새삼씨), 복분자(覆盆子ㆍ산딸기), 차전자(車前子ㆍ질경이) 등이다.
오자 이외에도 남성의 정기를 강화하는 약재로 호마자(胡麻子ㆍ검은 깨), 구자(부추) 등도 있다.
■오미자
‘동의보감’에 남성 정기를 돋우는 것으로 소개돼 있으며 간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자극해 정력을 증강시킨다.
그러므로 사정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소변을 볼 때 정액이 섞여나와 소변색이 뿌옇다면 오미자가 좋다고 한다.
■구기자
본초강목에 ‘100 세가 넘은 노인이 구기자를 먹으니 갑자기 걸음이 빨라지고, 머리가 검게 됐을 뿐 아니라 이가 새로 나고, 성적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써 있을 만큼 남성의 힘을 솟게 한다. 또 대대로 장수하는 집에는 구기자 나무가 그 집 우물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설화가 전해 올 정도다.
실제로 구기자는 간 기능이 허약하거나 지방간, 간염 등과 같은 질환이 있어 늘 피곤하고 성욕이 없을 때나 노화로 정기가 쇠한 경우 효능이 있다.
■토사자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로 ‘정력을 증강시키고 기운을 북돋운다. 요통과 무릎이 시린 증상에 잘 듣고, 당뇨가 있는 사람은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좋다’고 한다(동의보감).
토사자는 음양곽, 하수오와 함께 정력을 증진하는 대표적인 생약으로 꼽힌다.
‘몸의 기운이 허(虛)함을 보해 주고, 꾸준히 복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장수할 수 있다’고 기록에전해진다(신농본초경).
■복분자
술을 담가 마시면 주체하기 힘들 만큼 오줌발이 강해 요강이 뒤집어진다는 데서 이름이 지어졌다. 정력 증진뿐 아니라 양기가 부족해 소변을 자주 보거나 정액을 흘리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 또한 피로 회복을 돕고 눈을 밝게 해 줄 뿐 아니라 피를 맑게 해주기도 한다.
■차전자
중국 서한시대 마무(馬武) 장군이 마차 앞에서 발견했다고 해서 ‘차전초(車前草)’라고도 한다. 정력 증진뿐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안압을 내리고 이뇨작용을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 처방은
오자의 다섯 가지 씨앗 만으로 구성된 오자연종환(五子衍宗丸)이라는 처방을 주로 한다.
대개 이 오자를 환(丸)으로 만들어 처방한다. 즉 오자와 몇가지 한약재를 갈아서 풀(찹쌀가루를 술에 넣고 쑨다)로 반죽해서 만드는 익수고진단(益壽固眞團)과 가루를 내어 꿀로 반죽하는 천금연수단(千金延壽團)이 바로 그것이다.
안병철 한의원장(전경희대 한의대 교수)은 “익수고진단은 한번에 8~15알씩, 데운 술이나 소금끓인 물과 함께 복용하면 된다. 그리고 천금연수단은 한 번에 100알정도를 먹는다”고 말했다.
이 두 약제는 기혈을 보충하는 효과가 뛰어나 정력뿐 아니라 노년층의 기력을 돋우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여성도 오자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자와 백질려(남가새과 한해살이 풀의 흰 꽃)를 같은 양으로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6~8g씩 하루에 3번 먹으면 불임이 치료된다’고 했다(의방유취).
가정에서는 오자로 오골계 뱃속을 채워 푹 고아 먹거나 오자를 각각 4~8g씩 끓여 수시로 마시면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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