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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脫농어촌 '교육공백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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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脫농어촌 '교육공백 위험'

입력
200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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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들의 탈(脫) 농어촌 현상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지방 초등교사들이 열악한 생활여건을 피해 사표를 내고 서울 등 대도시 임용고시에응시하는 편법을 사용해 온 것은 매년 되풀이 돼온 현상.

그러나 최근 전국의 초등학교가 교사 부족에 시달리면서 시도교육청 마다 임용자격을 크게완화, 이 같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 당국이 내달 1일부터 교사가 사직 후 타 시도 임용고시에 응시할 수 없게 하는 기간을 현행1년에서 2년으로 강화하자 사표를 내는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교육여건이 부실한 농어촌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않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 이어지는사표행렬

경북지역의 경우 올들어 9월까지 사직한 교사는 90명으로 한 달에 10명 내외였으나 이 달 들어서는 30명이 사표를 냈다.

지난 몇 년간 평균과 비교할 때도 3배에 이르는 규모. 이들 중 대부분은 도시지역 임용고시에 응시하려는교사들이다.

경북도교육청은 교장은 물론, 지역교육청 교육장까지 동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직을 말리고 있으나 교사들은 이를 뿌리치고 대도시행을 택하고 있다.

경남지역도 이달 들어 6명이 타 시도 학교로 가기 위해 사직했다. 지난해 이맘때는거의 없던 일이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소중한 지역 교육자원의 유출을 막기 위해 교육청 직원들이 전화와 출장으로 어느 때보다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별 소득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지역에서는 9월 이후 22명, 전남은 이달 들어 12명이 사직,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 가량 늘었다. 충북의 경우 25일 하룻동안 4명의 농촌지역 초등교사가 사표를 던져 교육청을 당황하게 했다.

■ 수업차질 심각

경북의 한 초등학교는 몇 주 사이 교사 3명이 사직해 학교 운영이 삐걱거리고 있다.

교장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기간제 교사를 구해 충원은 했지만 학기 중에 갑자기 교사가 바뀌면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학교 교장은 “수준별 학습 등 열린교육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교사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기 중에 진도를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교사가 바뀌면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학교 학부모 박모(40)씨는“사직한 교사를 대신해 채용한 기간제 교사들이 아무래도 정교사가 아니어서 성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불만을 터뜨렸다.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사표를 낸 교사에게 하소연해 학기말까지 기간제교사로 일하도록 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보니 학생지도나 수업준비 등에서 책임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남도교육청 이병웅(李炳雄) 장학사는 “교사들의 무더기 사표를 지켜보는 심정이 착잡하다”며“지방 교사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탈 농어촌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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