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 2만여명이 교육인적자원부의 거듭된 징계방침에도 불구하고 26일 오후 집단연가(年暇)와 대규모 상경을 강행, 27일 일선 학교에서의 대규모 수업결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집단 연가원 결재 요구 과정에서 전교조 교사와수업시간 중 집단행동은 불법임을 내세워 허가를 거부하는 교장ㆍ교감측에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몸싸움 등 극한 대립은 없었다.
전교조 교사들은 27일 집회에 앞서 26일 오후 10시 전국에서 250여대의 전세버스를 나눠 타고 서울 여의도에 집결, 철야 농성을 벌였다.
■ 교사 대부분 ‘무단결근’예정
26일 전국 대부분 일선 학교에서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정규수업을 마친 후 집단 연가원을 제출했지만, 모든 학교가 연가원 결재를 거부해 마찰을 빚었다.
학교측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시ㆍ도 교육청을 통해 보낸 ‘근무시간 중 집회참가 불허’ ‘집회참가를 이유로 한 연가를 허용시 교장ㆍ교감 책임’ 등 공문을 이유로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합법적 연가결재 요구를 왜 거부하느냐”는 전교조 교사들과 “교원노조에 관한 특별법 8조에 따른 엄연한 불법행위”라는 학교측과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33명이 연가원을 낸 서울 O중은 교사들이 27일을 재량수업일로 지정할 것을 건의했지만 교장이 거절했고,서울B고 교장 역시 “학습권 침해로 절대 결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가원을 되돌렸다.
광주 K중은 교장이 “무단 결근으로 처리해 그에 따른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서울 M여고는 교장이 연가결재 거부는 물론, 수업시간 조정까지 거부하기도 했다.
■ 수업결손 현실화
10일 조퇴투쟁 때와는 달리 이번 연가투쟁은 토요일인 27일 수업을 모두 빠지는 것이어서 수업결손은 불가피할 전망.
전교조측은 “수업시간 조정 및 재량휴업일 지정 등으로 수업권 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M여고처럼 학교측에서 연가원 결재 거부는 물론, 수업시간 조정까지 거부한 학교도 많았다.
이에 따라 서울 Y중 집회 참가 교사들은 교육문제와 인권, 시사문제, 연가투쟁 의의 등 내용을 담은‘재미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퍼즐’이라는 학습지를 만들어 27일 학생들에게 풀도록 했다.
35명이 연가원을 낸 서울 M중 L 교사는 “수업은 연가를 내지 않는 사람들이 맡아주기로 했지만 수업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서울 H고의 경우 학교측에서 입시가 10여일밖에 남지 않은 고3 교사의 집회 참가를 만류, 진통 끝에 고3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전교조 교사들은 27일 오전 9시 ‘교육시장화 저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전국교육주체 결의대회’를갖고 서울 18개 지역에서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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