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소련 항전 당시 전쟁 영웅으로,아프가니스탄 내 반 탈레반 세력 규합에 핵심 역할을 해온 압둘 하크가 26일 탈레반에 체포,처형됨에 따라 온건 탈레반을 포함한 새정부 구성 작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탈레반 관영 바크테르통신의 압둘 헤난 헤마트 대표는 이날 "하크 장군과 함께 붙잡힌 2명을 오후 1시께 카불 인근에서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으로 처형했다"고 밝혔다.그는 하크장군이 미국의 사주를 받아 반 탈레반 봉기르 일으키려 했기 때문에 미국 첩자에 대한 사형을 규정한 종교회의 칙려에 따른 처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께 부하 100여명과 함께 아프간에 잠입한 것으로 알려진 하크장군은 카불에서 50km떨어진 로가르주에서 탈레반군에 발각돼 이틀간 교전을 벌인 끝에 이날 새벽 체포됐다.
헤마트는 "체포 당시 하크 장군이 위성전화를 통해 미군에 도움을 요청,미군이 전투기와 헬기를 동원해 탈레반군에 폭격을 가했으나 구조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크 장군은 탈레반의 기반인 파슈툰족 출신으로,옛 소련군 축출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1992년 무자헤딘 정권이 들어선 뒤 미련없이 조국을 떠나 두바이에서 사업을 사다 새정 북 구성 작업을 도와달라는 자히라 샨 전 국왕측의 요청으로 9월 말 파키스탄으로 돌아왔다. 그는 최근 미국이 입으로는 탈레반 타도를 외치면서도 반군세력에 적극적 지원을 꺼리고 있다면서 미국의 지원없이 독자 작전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크장군은 20일자 '더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알고 있는 많은 탈레반군 지휘관들이 망명의사를 밝혀왔으나 아프간을 떠나지 말고 때를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동북부 낭가르하르주의 지사를 지낸 하지 압둘 콰디르의 친동생으로서 차기 정부의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돼 왔다. 파키스탄의 한 아프간 소식통은 "하크 장군이 탈레반 진영의 움직임을 정탐해달라는 미국측의 요청을 받고 잠입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심이 없는 군인으로 명망이 높았던 그의 처형으로 탈레바 강온파간의 갈등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샤와르=이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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