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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 바둑이는 한밤중에 무얼 할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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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새책 / 바둑이는 한밤중에 무얼 할까 外

입력
200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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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는 밤중에 무얼 할까 (노경실 글, 이형진 그림ㆍ웅진닷컴 발행)“다들 잘 들으세요. 쓸데없이 짖어서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지 말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돼지처럼 살찌지 말고, 병든 닭처럼 아무 때나 졸지 말고, 집을 잘 지켜야 해요.”

앞으로 할 일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수업은 길었지만 아무도 떠들거나 몸을 비비 틀지 않았다.

컴퓨터로 일하는 방범 회사 때문에 집 지키는 일을 빼앗길까 고민하는 개들은 진돗개 선생님의 얘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우리집 바둑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밤중에는 무엇을 할까. 어른들도 가끔씩 궁금해지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동화 속 주인공 현호도 호기심으로 끙끙대다가 “나를 바둑이 털 속에 붙어 다니는 이로 만들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소원이 이뤄져 작은 이가 돼 버린 현호는 밤새도록 바둑이와 함께 돌아다닌다.

밤늦게 목공소 안에 모여든 개들은 한 마리 한 마리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진돗개 선생님의 ‘개들의 장래’ 수업을 받는다.

먹을 걸 훔쳐가는 도둑 고양이와 싸우기도 하고, 떠나간 짝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한다.

늦은 밤 바둑이는 산동네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바둑이의 친구 뚱이는 주인 아저씨의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이웃집 털털이는 술 취한 사람이 던진 돌을 맞아 털이 주먹만큼 빠졌다. “주인이 아프거나 가난하다고 멋대로 굴어서는 안 돼. 우리는 마음씨 나쁜 사람과는 다르잖아.”

바둑이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은 못나고 부끄럽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세상을 향해 바둑이가 꾸짖는 말이다.

바둑이는 기도한다. “멍! 내가 죽을 때까지 현호네 집에서만 살게 해 주세요. 현호가 나를 발로 차지 않게 해 주세요.”

해가 뜨자 사람으로 돌아온 현호는 부끄러운 마음에 바둑이에게 약속한다.

“바둑아, 다시는 너를 발로 차지 않을게. 나를 믿어 봐!” 인디언은 “개는 신이 보내준 친구”라면서 아끼고 사랑한다는데, 우리 주변에는 이 충성스러운 ‘친구’를 마구잡이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전쟁놀이 (현길언 글,이우범 그림·계수나무 발행)

일곱살 소년 세철이는 일본기마병의 모습을 보고 군인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삼촌이 일본군으로 나가자 세철이는 너무나 자랑스럽다. 일본군이 학교에 주둔하면서 세철이와 친구들은 군인을 흉내내 전쟁 놀이를 했다.

일본군 삼촌이 있는 세철이는 언제나 일본군 장교 역할을 도맡아 했다. 전쟁놀이의 즐거움도 잠시뿐, 이듬해 삼촌은 유골로 돌아왔다.

그해 여름 전쟁에 진 일본군이 총도 메지 않은 채 흙먼지를 날리며 마을을 떠나간다. 세철이가 그렇게 되고 싶어하던 군인의 모습은 초라했다.

해방 직전 1년 동안 제주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전쟁놀이’(현길언 글ㆍ이우범그림, 계수나무 발행)는 식민 통치 아래서 잘못된 꿈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때의 얘기다.

그때 세상은 혼란의 구렁텅이였고, 식민지의 꼬마도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삼촌의 죽음과 일본의 패망을 겪으면서 전쟁의 참모습을 깨닫게 된 세철이는 어쩔 수 없이 자라나 버렸다.

■세계명화와 함께 하는 역사 이야기 (박현철 지음·푸른숲 발행)

‘세계명화와 함께 하는 역사 이야기’(박현철지음, 푸른숲 발행)는 서양의 고전미술 작품과 함께 세계의 역사를 들려주는 책이다.

라파엘로, 다비드, 피카소 등 상상력과 역사 해석이 풍부한 화가가 어린이들을 역사와 명화의 장으로 안내한다.

15세기의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가 그린 ‘카이사르(영어로는 시저)의 개선’은 전쟁터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카이사르 군대의 화려한 행렬을 그린 것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장군들은 서로 다퉜고 공화국은 독재와 혼돈으로 얼룩졌다. 강력한 힘을 가진 지도자가 나타나길 바라는 민중의 소망도 커졌다. 이때 카이사르가 등장했다.

그는 재력가 크라수스, 장군 폼페이우스와함 께 삼두정치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홀로 권력을 잡고 싶어했다.

로마로 진군한 카이사르는 정적을 없애고 황제와 다름없는 독재자의 자리에 올랐다. 독재자의 임기는 1년이었지만, 카이사르는 ‘죽을 때까지’로 바꿨다.

그는 독재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손에 죽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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