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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性的욕망은 위대한 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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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性的욕망은 위대한 예술의 힘?

입력
200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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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그리지 못한 화가들의 사랑'/니겔 코오돈 지음ㆍ현재 발행이 책은 불경스럽다. 마땅히 경의를 표해야 할 미술사의 거장들을 색마나 성폭행자아니면 동성애자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의 불경은 독자로 하여금 천재들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과 함께 그들의 너무나도 인간적인면모를 깨닫게 한다.

명화의 뒤편에 감춰져 있던 한적한 장소로 초대해, 성적 욕망을 예술의 에너지로 추진시킨 화가들의 인생을 보여준다.

미켈란젤로와 다빈치로부터 프랜시스 베이컨까지 17명 서구 회화사의 주역들이 곧이 책의 주인공이다.

고흐, 고갱, 들라크루아, 마네, 모딜리아니, 로댕, 로트렉, 잭슨 폴록, 달리 등등.

피카소는 ‘황소’로 불린다. 1927년 1월 열일곱 살 난 마리 테레즈 발터라는 소녀가 파리의 지하철에서 한 남자에게 팔을 붙들린다.

“나는 피카소라고 하오. 당신과 나는 앞으로 굉장한 일을 하게 될 거요.”

당시 피카소는 46세였다. 그가 누군지도 모르던 소녀는 이후 피카소와 광적이라 할 만한 성애를 나누며 그로 하여금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키게 만든다.

그녀는 말했다. “피카소는 먼저 여자를 겁탈하고 그 다음에 그림을 그렸지요. 상대가 나든 다른 누구든,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요.”

피카소는 죽기 며칠 전 마리 테레즈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유일한 여인이라고 말했고, 다시 후배 화가에게 “누드를 그리시오, 젖가슴과 엉덩이의 곡선을 그리시오”라고 했다. 이 말은 사실상 그의 유언이 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은 호모 워홀이라고 부르고 있다.

“섹스는 환상에 불과하다. 가장 흥분되는 것은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한 워홀을 남성 성기에 대한 광적인 동경을 가졌던 이로 묘사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여든 나이까지 잘 생긴 청년과 열정적 연인관계를 유지했던 ‘완전한 동성애자’였다.

지은이 니겔 코오돈은 할리우드의 남녀 배우, 미국 역대 대통령, 위대한 작곡가과 극작가 등의 성생활을 줄줄이 다뤄 화제가 된 ‘Sex Lives of…’ 시리즈의 저자.

“우리가 진정으로 인생의 모든 것에 대하여 알고자 한다면 거기(여성의 성기)서부터 보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다.

공동번역자 최홍선ㆍ김나영씨는 그의 저술이 흥미 이상의 지평을 준다면서도 책 내용에서 여성이 철저히 남성 화가의 모델로서 전유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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