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근(柳鍾根ㆍ민주당) 전북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후보 경선 도전을 시사함으로써 시ㆍ도 지사들의 대선출마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유지사 외에 고 건(高 建ㆍ민주당) 서울시장, 김혁규(金爀珪ㆍ한나라당) 경남지사 등의 대권 도전설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1997년 경기지사를 그만 두고 대선에 도전,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던 점을 감안할 때 현직 광역단체장들의 선택은 대선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 지사는 23일 “도지사 3선을 하지 않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지사는 향후 거취에 대해 “항간에 대권 도전설이나 대학교수 복귀설 등이 흘러나오는 모양이나 아직 아무 것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고 말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유 지사의 측근도 “정치인이 대권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유 지사가 금년 말이나 내년 초에 진로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제3후보론’이 회자될 때마다 고 건 서울시장 이름도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고 시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내년 시장 임기가 끝나면 또 다른 직업인 명지대 석좌교수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해 대선 출마설을 일단 부인했다.
그러나 고 시장의 한 측근은 “고 시장은 ‘클린’ 이미지를 갖춘 행정전문가일 뿐 아니라 DJ, YS 모두와 가깝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대선 주자로서의 ‘상품성’을 홍보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은 “고 시장에게 서울시장 재출마를 권유하자는 주장도 많다”며 “그가 대선 경쟁에 적극 나서지는 않겠지만 정계 지각변동이 이뤄질 경우 대선출마 권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혁규 경남지사도 대권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가까운 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영남권 표의 분산을 가져올 것을 경계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경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태정치를 쇄신할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나의 대권 도전설이 나오는 것 같다”며 “도민과 국민 여론을 수렴한 뒤 연말쯤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전국적으로 낮은 지명도는 1~2개월이면 극복 가능하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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