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그야말로 치졸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오늘의 정치를 요약하자면, 야당은 여당을 꺾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해 악을 쓰고, 여당은 야당을 꺾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동원하고 있다.
한마디로 여야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누가 이기나 시합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러고도 정치인들은 정치개혁을 운위할 수 있는가.
이런 정치인들이 판을 치는 나라에 대해 고상하게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정치는 갈수록 치사 찬란해져가고 있다.
여당이 영장이 기각된 한나라당 간부와 경찰을 대검에 고발함으로써 대통령의 아들 문제는 점점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여당의 이런 조치는 재ㆍ보선에서 기세가 꺾이지 않으려는 점도 있겠지만, 혹시 '윗분' 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여당이 정도에 지나치게 흥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영장 기각에 대해 야당이 사필귀정 운운하는 데 대해 분이 풀리지 않은 측면, 야당에 줄대기 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엄포의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어찌 분을 삭이는 것만을 능사로 치부해야 하겠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재ㆍ보선에 사생결단을 하고 덤벼드는 여야의 자세다.
환자복을 입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집권당의 사무총장 모습에서, 군사작전 브리핑하듯 차트와 사진 비디오 자료를 보여주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야당 대변인의 모습에서 착잡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모습은 제발 국민들에게 보이지 말았어야 했다. 폭행사건의 진위는 둘째치고라도, 도대체 집권당 사무총장이 약사면 약사지 하필이면 선거구에서 한밤에 모임을 가질 이유가 무엇이며, 그렇다고 우르르 떼로 몰려가 패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이번 재ㆍ보선을 보는 국민들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것쯤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여야가 이처럼 사생결단으로 덤벼드는 것은 예전에 없던 일이다.
오죽하면 상대 후보를 악의적으로 헐뜯는 일에까지 여야가 총력을 동원하고 있을까. 실은 이런 헐뜯기의 대상이 된 여야 후보들을 '훌륭한 정치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에도 문제는 있다.
세상에는 권력의 힘만으로 될수 없는 것도 많고, 악만 쓰고 독기를 부린다고 되는 일도 없다.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 여야는 재ㆍ보선이 끝나는 것을 계기로 하루빨리 평상심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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