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 정왕동의 오이도 패총 선사유적이 수자원공사의 개발논리와 시흥시의 안일한 행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오이도 패총은 학계와 전문가들로부터 서해안 시대의 대표적인 선사유적지로 평가 받고있지만 1992년부터 진행된 수자원공사의 오이도 지역 각종 개발사업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단체 등이 오이도 패총지역에 대한 지표조사 및 정밀발굴조사 실시를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철강산업단지로 분양하기 위해 개발중인 10만여평의 사업지구 내 몇 곳의 패총에 대한 정밀발굴조사작업 용역을 발주,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수자원공사로부터 오이도 패총지역에 대한 정밀발굴조사용역을 의뢰 받은 서울대 박물관은 10월 17일 있었던 오이도 추가단지 내 주거밀집지역 정밀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서 “3개 지구로 나누어 조사한결과 이 지역 일대에서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 삼국시대 및 통일신라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과 유구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수혈주거지는 오이도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통일기의 주거유적이며 주거지 내부에 설치된 'T'자형 온돌은 주거지 내부공간 이용방식과 온돌발전과정 연구에 새로운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굴조사를 주도해 왔던 서울대 임효재교수도 오이도 패총지역 일대를 유적공원으로 조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시흥시는 역사적, 학문적가치가 높고 관광상품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오이도 패총지역 보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구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또 오이도 이주단지 및 추가단지 조성 사업주체인 수자원공사는 오이도 패총보존이라는 걸림돌이 튀어나오자 이를 거북스럽게 여기고 있다.
7월 24일부터 시작한 서울대 박물관의 정밀발굴조사 기간은 다음 달 14일이면 끝이 난다.
하지만 하나 우려되는 것은 조사결과가 현장보존의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더라도 용역 발주기관인 수자원공사의 개발논리와 시흥시의 안일한 대처로 단순한 '기록보존 요청' 수준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오이도 패총관련 유적공원 조성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시흥시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손발을 놓고 시간을 보낸다면 후손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인 오이도 패총은 '기록상의 유적'으로만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희연 시흥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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