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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검 공안부장의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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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검 공안부장의 처신

입력
200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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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논란거리가 된 대통령 아들의 여름 휴가 여행에 대검 공안부장이 합류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시비가 불붙고 있다.당사자들과 여당은 사사로운 친분이 무슨 문제냐고 말하지만, 야당은 검찰을 죽이는 짓이라며 즉각 사퇴와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데 여야의 주장이 너무 동떨어진 것이 우선 당혹스럽다.

시비를 제대로 가리려면 무엇보다 이 사안을 대통령 아들이 거론되는 권력형 비리 의혹과 일단 떼어놓고 따질 필요가 있겠다.

여야가 비리 의혹을 놓고 사생결단 하다시피 하는 진흙탕에서 함께 구르다 보면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게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대검 공안부장은 검찰 수뇌부 가운데서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업무를 지휘하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이에따라 정치 권력의 안위를 돌보는데 치우친다는 의심과 비판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과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지향하는 모습을 겉으로나마 견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그 것이 당연히 요구되는 덕목이자 의무다.

이런 민감한 직책에 있는 인물이 아무리 친분이 돈독한 사이라도 대통령 아들의 휴가 여행에 합류한것은 올바른 처신으로 보기 어렵다.

가뜩이나 검찰 인사들의 정치지향적 행각이 조직의 신뢰를 추락시킨 마당에 여느 정치인도 아닌 대통령 아들에게 공개적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손가락질을 자초하는 것이다.

사생활의 자유를 말하지만, 우리 정서와 현실에 비춰 휴가지까지 따라 간 것은 그만한 검찰 간부에 어울리는 품격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니 대통령 아들과의 친분 덕에 고속 승진했다는 구설에 오르는 것이다.

만약 그가 부적절한 휴가 여행에서 비리 의혹 속의 업자 및 조폭 보스 등과도 어울렸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그는 이런 인물들이 대통령 아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양쪽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야 마땅하다. 그런 본분을 저버렸다면, 그의 과오는 도덕성 차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검 공안부장의 처신은 대통령 아들의 제주도 휴가를 둘러 싼 논란의 곁가지다.

또 그 휴가 모임도 권력형 비리 의혹의 부속 쟁점에 불과하다. 여기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의혹의 진상 규명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국민은 여전히 의혹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야 정치권과 검찰은 외면하거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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